美 92세 참전용사 “감사” 尹 “경의” 댓글 교감
“대통령이 저를 미소 짓게 했다.”(6·25 참전 용사 스탠턴 키퍼씨)
“참전 용사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건 큰 기쁨이다.”(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주 미 의회에서 한 연설 영상에 92세의 미국인 참전 용사 스탠턴 키퍼(Stanton Kieffer)씨가 감사 댓글을 올리고, 이에 윤석열 대통령이 5일 “경의를 표한다”는 내용의 답글을 직접 달았다. 윤 대통령은 미 의회에서 한 영어 연설에서 6·25 때 미군이 중공군에 맞서 싸운 장진호 전투 성과를 ‘기적’이라고 표현하며 미 참전 군인들에게 경의를 표했다.
미 CBS 방송이 일주일 전 유튜브에 올린 윤 대통령 연설 영상에는 5일 오후 5시(한국 시각) 기준 댓글이 1000개 넘게 달렸다. 키퍼씨는 이 영상에 6일 전 댓글을 달고 “저는 92세이고 북한 지역에서 전투에 참가했었다”고 자기를 소개하면서 “저는 1952년 이래 한국의 발전상을 보면서 기뻐했다. 대통령께서는 오늘 저를 미소 짓게 했다”고 썼다. 키퍼씨는 “대통령께서 미국 의회를 방문해서 한국 정부가 참전 용사들이 한국을 위해 했던 헌신에 감사하고 있음을 알려주셔서 기쁘다”면서 “미국의 참전 용사와 한국을 지키기 위한 우리의 헌신을 지지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키퍼씨 댓글에 윤 대통령은 5일 오전 답글을 달고 “진심 어린 메시지에 감사드린다”면서 “한국전 참전 용사들의 희생과 헌신에 경의를 표하는 것은 늘 저에게 큰 기쁨이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참전 용사들께서는 자유를 수호했을 뿐만 아니라 한국이 민주주의와 경제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초석을 마련해 주셨다”면서 “이제 한국은 세계 시민의 자유 수호를 위해 국제사회와 연대하고 협력해 나갈 것”이라며 “다시 한번 대한민국 국민을 대표하여 깊이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 영상은 5일 오후 5시 기준 조회 수가 15만을 넘었다. 키퍼씨 댓글에는 ‘좋아요’가 300개 넘게 달렸고 답글도 윤 대통령이 쓴 것 외에 45개가 더 달렸다. “많은 한국인이 키퍼씨를 존경하고 사랑한다” “윤 대통령 연설은 대단했다” 같은 내용 등이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국빈 방미 이후 미국인들 사이에서 나오는 반응을 주목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백악관 국빈 만찬에서 미국 노래 ‘아메리칸 파이(American Pie)’를 부른 게 화제가 되고, 미 의회에서 영어로 한 연설에 미 정치권 인사는 물론 평범한 미국 시민들도 공감을 보내오고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이번 방미를 통해 미국인들이 혈맹국 한국으로부터 그동안 듣고 싶었지만 제대로 듣지 못했던 메시지를 듣게 돼 6·25에 참전한 게 보람으로 느껴진다는 반응이 적잖다”면서 “윤 대통령은 앞으로도 참전 군인 등 동맹의 초석이 된 분들에게 감사와 경의를 표할 것”이라고 했다. 백악관 만찬 때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아메리칸 파이를 불러 달라고 하자 윤 대통령이 “한미 동맹의 든든한 후원자이고 주주이신 여러분께서 원하시면 부르겠다”고 한 것도 이런 맥락이란 것이다. 윤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아메리칸 파이는 미국의 음악과 문화에 대한 애정이 담긴 노래로 미 역사에 대한 존중의 뜻을 담아 불렀다”고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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