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중역이 바라본 K콘텐츠… 보편적 주제가 美서 공감 얻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진검승부’ ‘법대로 사랑하라’ ‘스토브리그’…” 글로벌 제작사 마운트로열필름의 애덤 스타인먼(Adam Steinman) 대표는 최근 본지 서면 인터뷰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한국 드라마 제목을 줄줄이 나열했다. 얼핏 한국 드라마에 푹 빠진 해외 중년 덕후 같은 이 답변이 국내 제작사들엔 할리우드 직행 티켓이 될 수도 있다.
스타인먼 대표는 최근까지 워너브러더스 인터내셔널TV 제작 부문 부사장을 지내며 ‘복면가왕’ ‘너의 목소리가 보여’ 등 여러 한국 작품을 해외시장에 수입해 흥행시킨 할리우드 중역이다. 올 초부턴 자신의 회사를 차려 ABC, 훌루, 디즈니 플러스 등 미국 방송사와 OTT 플랫폼에 유통하는 TV 시리즈를 제작 중이다. 그가 지난달 한국콘텐츠진흥원 성과 보고회에 초청받아 K콘텐츠의 해외 현황들을 직접 증언한 이유이다.
스타인먼 대표는 본지에 “미국 경영진은 보통 드라마 회당 400만~500만달러 이상(약 53억~66억원) 예산을 책정한다”며 “한국 작품은 ‘파친코’ ‘경이로운 소문’처럼 웹툰이나 소설 각색으로 시청률과 대본, 스토리라인까지 검증된 작품이 다수여서 미국 바이어들에게 (예산 낭비가 없을 거란) 신뢰도 높은 좋은 보험이 됐다”고 했다. 그는 미국 외에 ‘튀르키예와 남미’도 한국 콘텐츠가 잘 먹힐 시장으로 진단했다. “’텔레노벨라(일일 단막극)’ 형태 시청과 흥행에 익숙해 한국 방송사 편성과 전형적인 회차 방영에 대한 욕구가 강한 국가들”이란 것이다.
그는 또한 “내 모국 캐나다처럼 정부 지원이 많은 것도 한국 콘텐츠의 강점”이라고 했다. “덕분에 인구 대비 제작 작품 수가 월등히 많고, 2019년 한국콘텐츠진흥원 LA 스크리닝 등 관 주도 행사도 자주 열려 서양인이 탐색하기 복잡한 한국 시장의 인적 네트워크와 제작사 간 관계를 살펴보는 데 유용했다”고 했다.
할리우드 성공 콘텐츠를 고르는 기준은 ‘보편적인 주제’ ‘저렴한 예산’ ‘다양한 국가에서의 높은 적응성’이라고 했다. 특히 “최근 한국 웹툰 원작 드라마 ‘방과 후 전쟁활동’을 눈여겨보고 있다”고 했다. “BTS가 군에 입대한 이후 (해외에서) 모두가 이야기하게 된 군대 의무 복무라는 한국의 시대정신이나, 불가사의한 생명체를 적으로 설정하는 것 같은 반전 요소가 일반적인 공상과학(SF) 작품들과는 차별화되는 강점”이란 것이다.
스타인먼 대표는 “세계 콘텐츠 시장 다음 화두는 ‘글로컬(Global+local)’과 ‘소셜미디어 인재 영입’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팬데믹을 거치면서 세상을 널리 보고픈 욕망이 더욱 커졌고, 미국 시카고, 마이애미 등에 살고 있으면서도 멀리 떨어진 한국을 배경으로 자신의 삶을 연관 짓게 만드는 이야기가 히트 시리즈 비결이 됐다”면서 “K콘텐츠는 한국적이면서도 어느 현실에나 실제 있을 것 같은 일상 주제를 세밀히 다룬다. 그 점이 미국인 시청자와의 공감대까지 폭넓게 챙기는 경쟁력이 되고 있다”고 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북한, 김여정 대북전단 비난 후 3주 만에 또 쓰레기 풍선
- “보복 수사 피해라” 트럼프 충성파 美 법무부 장·차관 지명에 비상령
- 300년 부자들의 투자 습관 모아 봤더니, 공통적으로 여기에 돈을 던졌다
- 난리 난 두바이 초콜릿 직접 먹어 보니 이런 맛
- 블루투스 스피커, 휴대폰 무선 충전, 시계, 라디오, 알람, 통화 다 돼
- 가을 입맛 확 돌게 하는 수협 굴비, 한 마리 1400원 특가
- 보청기 대체, 무선 이어폰 겸용 음성 증폭기
- 순식간에 연기 흡입, 집에서 맘껏 삼겹살·생선구이
- 트럼프 “나의 스모 레슬러”… 언론과의 전쟁, 이 남자가 총대 맨다
- 北파병 대응…바이든, 우크라에 러 본토 때릴 美 미사일 사용 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