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이 저자] 가장 그리운 음식은… 고향 함경도 ‘명태김치’

이영관 기자 2023. 5. 6.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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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한번 먹자는 말에 울컥할 때가 있다’ 위영금
밥 한번 먹자는 말에 울컥할 때가 있다

“아무리 성찬을 차려도 온전할 수가 없어요.”

‘밥 한번 먹자는 말에 울컥할 때가 있다’(들녘)를 낸 위영금(55)씨가 전화 너머에서 말했다. 함경남도 고원군에서 태어나, 고난의 행군 시기인 1998년 탈북했다. 한국 생활 17년 차. “먹고살기 위해 고향을 떠났”던 그에게 음식은 때로 눈물짓게 하는 존재다. “아무리 배불리 먹는다고 해도 북에서는 굶주리고 있어요. 그걸 떠올리면 여전히 아픕니다.” 그리운 이북 음식 50가지를 이야기하며 자신의 인생을 곁들였다.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책을 썼다. 국내에서 북한학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북한을 공부하지 않으면 잊고 살면 되는데, 계속 들여다보니 굶던 시절의 아픔이 떠올랐다”고 했다. 북한에서 보낸 어린 시절, 두만강을 건넌 기억, 그곳에 남겨둔 가족… 절절하지만, 무겁지만은 않다. 음식과 관련된 다채로운 이야기를 풀어놓고, 백석 등 음식을 소재로 쓴 시를 적기도 했다. “아프게 쓰면 읽는 사람도 아프잖아요. 객관적으로 보고, 아프지 않게 쓰려 노력했습니다.”

작가가 가장 그리워하는 이북 음식은 단연 ‘김치’다. 함경도 명태김치, 평안도 나박김치… 이름만 들어도 군침이 도는 김치 이야기로 책을 시작한다. “탈북 후 적응기에 집에 냉장고가 없을 때도 김치 냉장고는 있었어요. 북에서 먹던 맛을 내기 위해 노력하는데, 고향의 맛이 그립습니다.” 봉사단체 ‘내고향만들기 공동체’ 대표인 그는 김치를 비롯한 이북 음식을 만들어 주민들에게 나누는 행사 등을 한다.

작가는 책을 통해 “(한국과) 진정한 하나가 되어 온전히 존중받고 싶다”고 했다. “남은 인생 전체를 바쳐도 좋을만큼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게 제가 글을 쓰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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