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은행 위기에도 4월 일자리 25.3만개↑…54년 만에 ‘최저’ 실업률

"인플레이션 압력에 연준 고민 깊어질 듯"

미국 버지니아 알링턴에서 한 남성이 의 한 상점의 '구인 중' 팻말 앞을 지나가고 있다. AFP 연합뉴스

미국 시장에 닥친 은행 위기에도 4월 미국 노동시장에는 활기가 돌았다.

5일(현지시간) 미 노동부가 발표한 4월 고용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는 25만3,000개 증가했다. 이는 이전 달인 3월 증가폭(16만5,000개)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전문가 전망치(18만 개)를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업종별로 전문사무서비스(4만3,000개), 보건의료(4만 개), 레저·접객업(3만1,000개) 순으로 일자리가 많이 늘었다. 지난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은행 등 지역은행들이 연달아 파산했음에도 금융업 부문 일자리도 2만3,000개 증가했다.

4월 실업률은 3.4%를 기록해 이전 달(3.5%)보다 낮았다. 이는 지난 1969년 이후 54년 만의 최저치다.

이번 발표는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급격한 금리인상과 3월부터 지속된 은행들의 연쇄 파산과 경제 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미국 노동시장이 여전히 탄탄하다는 점을 드러냈다.

그러나 미국 노동시장의 여전한 강세가 최근 금리인상 중단 가능성을 언급한 연준의 결정에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노동시장 강세와 노동자의 평균 임금 상승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더 지속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준금리를 다시 0.25%포인트 인상하며 "노동시장은 여전히 매우 빡빡하다"고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이번 노동시장 강세가 앞으로도 이어진다는 보장도 없다. 경제 전문가들은 은행 위기 여파가 실물 경제에 영향을 주기까진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하반기엔 노동시장의 악화와 경기 침체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유진 기자 iyz@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