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한스푼] 사람 생각 읽어주는 AI...마비 환자와도 소통 가능

최소라 2023. 5. 6.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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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람의 생각을 정확하게 읽어내는 기술은 SF나 판타지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는데요.

머릿속으로 떠올린 복잡한 내용을 문장으로 표현해 주는 기술이 개발됐습니다.

전신이 마비되거나 언어 장애가 생겨 소통이 힘든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될 전망입니다.

최소라 기자입니다.

[기자]

영화 해리포터에서 주인공은 마법 학교에 입학한 뒤 반 배정을 위해 마법 모자를 머리에 씁니다.

"어떤 반에 배정할까?"

("슬리데린은 아니길")

"슬리데린은 싫다고?"

영화 속 마법 모자처럼 사람의 생각을 읽어내는 기술이 개발됐습니다.

혈류를 감지하는 기능성 MRI로 인간의 뇌를 촬영합니다.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어떤 부위가 활성화되는지 보고 챗GPT와 같은 언어 인공지능에 학습시킵니다.

그리고서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주거나 영상을 보여준 뒤 뇌 활성 부위를 바탕으로 생각을 해독하는 겁니다.

'우리는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우리 둘 다 북쪽에서 태어났습니다'라는 내용을 들려준 뒤, 뇌 영상을 해독했더니, '그가 태어난 곳에 대한 경험을 나눴습니다.

나도 북쪽에서 태어났습니다'라는 원문과 유사한 문장이 나옵니다.

애니메이션 영상을 보여줬더니 '두 마리 중 한 마리가 내 손을 향해 뻗더니 다른 한 마리를 끌어당겨 내 얼굴 앞까지 옵니다. 그가 나를 때리는 걸 멈출 수 없었습니다'라는 주어진 영상과 일치하는 문장이 나타납니다.

[알렉스 후스 / 미국 텍사스대 신경과학·컴퓨터과학 교수 : 과거엔 단어나 짧은 문장만 해독할 수 있었는데, 이번에는 완전한 문장과 복잡한 생각을 해독할 수 있어 발전했습니다.]

개인의 의지에 따라 어떤 생각을 문장으로 표현할지도 조절할 수 있습니다.

두 가지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한 가지만 선택적으로 해독되도록 하고, 해독되는 문장을 중간에 멈출 수도 있었습니다.

[제리 탱 / 미국 텍사스대 신경과학·컴퓨터과학 박사 : 이 기술이 정부·산업계에서 사람의 정신적 사생활을 보호하는 쪽으로 쓰이도록 법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술의 정확도를 평가했더니 참가자가 실제로 떠올린 생각과 해독된 내용이 정확히 일치하는 확률이 절반에 이르렀습니다.

다만 이 같은 정확도를 위해서는 개인별로 7시간 30분 이상 뇌 활동 측정이 필요합니다.

연구팀은 이번 기술이 의식은 있지만 말을 하지 못하는 환자의 의사소통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번 연구 성과는 네이처 자매지인 네이처 뉴로사이언스 최신판에 실렸습니다.

YTN 사이언스 최소라입니다.

YTN 최소라 (csr7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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