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코로나 비상사태 3년4개월 만에 해제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 비상사태를 해제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5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긴급위원회 회의를 마친 후 “코로나19는 더 이상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가 아니라고 선언한다”고 발표했다. 2020년 1월 이후 3년 4개월간 유지한 비상사태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앞으로도 여전히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을 일으키는 인간 면역결핍 바이러스(HIV)처럼 코로나19를 팬데믹 질병으로 관리하겠지만, 더 이상 긴밀한 국제 공조가 필요한 비상 상황으로 취급하지는 않겠다는 의미다. 이미 전세계 상당수 국가에서 강력한 방역정책을 완화한 것도 이번 결정의 배경이 됐다. 미국은 오는 11일 코로나19 비상사태를 종료할 예정이다.
이번 결정으로 우리나라도 완전한 일상 회복 절차에 들어갈 전망이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WHO의 결정을 토대로 후속 조치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에서 코로나19는 감염병 위기경보 가운데 가장 높은 ‘심각’ 단계다. ‘경계’ 단계로 내려가는 1단계 조정이 결정되면 확진자 격리 의무가 7일에서 5일로 줄어든다.
저소득층 생활지원비나 유급휴가비는 그대로 지급한다. 입국 후 3일 내로 권고했던 유전자증폭(PCR) 검사도 사라진다. 임시선별검사소의 운영도 멈춘다. 매일 발표하는 확진 관련 통계는 주 단위로 바꾼다. 다만 1단계로 조정해도 감염취약시설·의료기관 등 일부 시설의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는 유지된다. 확진자 5일 격리 의무가 권고로 바뀌고, 실내마스크 의무가 완전히 사라지는 2단계 조정 시점은 이르면 7월쯤으로 방역당국은 예상한다.
한편 5일 0시 기준 우리나라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만8752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3월 20일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한 뒤 꾸준히 늘어 최근 2만명을 넘나들고 있다. 인구 100만명당 신규감염자 수는 256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준이다. 일본(80명), 미국(35명), 독일(15명)보다 많다. 다만 신규사망자는 100만명당 0.1명으로 미국(0.44명), 일본(0.19명)보다 적다. 방역당국은 “우려할 수준은 아니지만 마스크 착용, 손 씻기, 환기 등 기본적인 방역수칙을 잘 지켜 달라”고 당부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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