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제정부터 K-그림책 인기까지

이후남 2023. 5. 6.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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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개의 키워드로 읽는 한국 아동청소년문학
100개의 키워드로 읽는 한국 아동청소년문학
한국아동청소년문학학회 지음
창비

어린이를 재래의 윤리적 압박으로부터 해방하여 완전한 인격적 예우를 허할 것, 어린이를 재래의 경제적 압박으로부터 해방하여 만 14세 이하의 무상 또는 유상 노동을 폐할 것, 어린이들이 고요히 배우고 즐거이 놀기에 족한 가정 또는 사회적 시설을 행할 것.

이는 1923년 5월 여러 소년운동단체가 ‘어린이날’을 선포하며 발표한 ‘소년운동의 기초 조항’ 세 가지다. 이 책은 ‘어린이날’ 항목에 이런 내용과 함께 “1924년 제네바 선언보다도 앞선 세계 최초의 어린이 인권 해방 선언”이라고 소개한다.

올해로 어린이날 100주년. 이 책은 100개 항목의 키워드를 통해 한국 아동청소년문학 100년사를 조명한다. 시대순으로 배치한 키워드는 마해송·방정환·윤극영·윤석중·이원수·강소천·김내성·권정생·이오덕 등 주요 인물과 조흔파의 『얄개전』, 정채봉의 『오세암』, 임길택의 『탄광마을 아이들』, 황선미의 『마당을 나온 암탉』 등 개별 작품, 그리고 ‘학원’이나 ‘학생과학’ 같은 주요 간행물을 비롯해 초점이 다양하다. 동화·동시·동요·추리탐정문학·아동소설 등 각 장르와 아동문학계 주요 논쟁들도 키워드로 내세워 그 흐름을 소개한다.

키워드는 물론이고 키워드가 아니라도 『빨강머리 앤』을 처음 소개한 신지식 등 책 곳곳에서 반가운 이름을 여럿 만날 수 있다. 손창섭의 『싸우는 아이』를 비롯해 정지용의 동요, 박태원의 소년탐정소설, 이태준의 동화 등 문학사의 주요한 작가들의 활동도 확인할 수 있다. 세계명작동화 등은 당대 독서문화를 포착한 키워드. 특히 방정환이 엮은 『사랑의 선물』은 어른과 아이를 모두 아우르며 일제강점기 베스트셀러가 됐다고 한다.

2000년대 이후 청소년문학과 해외 영어덜트 작품을 비롯해 새로운 조류까지 다루는 점도 눈에 띈다. 시인 최승호의 『말놀이 동시집』 역시 이 시기의 키워드. 큰 인기를 끌어 이에 노래를 붙인 『최승호 방시혁의 말놀이 동요집 1, 2』『최승호·뮤지의 랩 동요집』까지 나왔다고 한다. 백희나·이수지 등 한국 그림책의 세계 진출도 키워드. 고심해서 선정했을 100개 항목이 모두 균일한 눈높이인지는 단언할 수 없지만, 관심사부터 골라 읽을 수 있는 데다 통사보다 한결 친근하게 읽히는 장점이 뚜렷하다.

이후남 기자 hoon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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