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政談<하>] '돈 봉투' 위기 맞아?…민주당, 술판 체육대회 '절레절레'
장경태 측 "동의 없는 신체 접촉 문제될 수도"
☞<상>편에 이어
[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돈 봉투 의혹 3인방' 탈당...갈 길 먼 민주당
-'돈 봉투 의혹' 핵심 인물 3인방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했어. 논란이 불거진 지 3주 만이야. 늦은 감이 있지?
-윤관석·이성만 두 의원은 지난 3일 의원총회 전 이재명 대표 등 지도부를 면담한 후 "선당후사(先黨後私)하겠다"며 탈당하겠다고 밝혔어. 민주당은 논란 초반 송영길 전 대표 귀국 요청을 두고 시끌시끌하면서 정작 자체 진상조사를 할지, 관련자 조치는 어떻게 할지는 결정하지 못했어. 그러다 송 전 대표가 돌아와서 탈당 선언하고 신임 원내지도부가 들어서면서 '돈 봉투 녹취록'에 등장하는 두 의원도 탈당 압박을 받은 듯해. 이들은 현재까지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게 없다며 탈당 요구를 버텨왔는데, 이재명 대표가 직접 이들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어. 다만 '탈당을 요구했느냐'는 질문에 이 대표는 "본인들의 결단"이라고 하더라고. 이들의 탈당은 '울며 겨자 먹기'라고 보면 될 것 같아.
-돈 봉투 의혹에 대해 민주당이 아직도 우왕좌왕하는 것 같아. 메시지 관리 측면만 봐도 그래. 두 의원은 탈당 선언하고 의원총회 신상발언에서 돈 봉투 의혹이 '정치 탄압 수사'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해. 일부 지도부 관계자도 공개적으로 "기획 수사 측면이 있다"고 말하고 있어. 하지만 이 대표는 이미 대국민 사과를 했지. 박광원 원내대표도 취임 후 의총 이후 고개를 숙이고 사과했어. 의총장에서 그렇게 하자는 제안이 있었다고 해.
-의총 분위기는 어땠어?
-의총 시작 전 일찍 온 두 의원에게 동료 의원들이 다가가 악수하고 어깨를 툭 치면서 격려하는 모습이 보였어. 울먹이는 의원들도 있었다고 해. 당초 이날 의총에선 '당 쇄신 방안' 계획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려는 자리였는데, 참석자들에 따르면 두 의원이 탈당이 아침에 결정되면서 다들 말하기를 조심스러워했다고 해.
-민주당은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계획이야?
-관련자들 탈당에 그치지 않고 쇄신의 기회로 삼겠다는 입장이야. 1박 2일 워크숍을 열고 전당대회 제도 개선 방안이나 추가 사법 리스크 대응 방침 등을 전반적으로 논의해서 결론을 낼 거라고 해.
-이번 탈당으로 한시름 덜긴 했지만 가야 할 길이 멀지. '돈 봉투 의혹' 관련자가 추가로 늘어나면 어떻게 대응할지, 책임은 누가 질지 풀어야 할 난제가 놓여 있어. 두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넘어오면 표결 방침을 두고도 고심이 깊어질 거야. 앞서 이 대표와 노웅래 의원 의혹에 대해선 '정치 탄압 수사'라면서 부결했는데, 이들 체포동의안에는 가결하면 이중잣대 논란이 있을 수 있어. 의총에서도 "(리스크에 대해) 원칙과 기준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해.
-이 대표는 '돈 봉투 의혹'에 대해 계속 '반문 화법'으로 대응하고 있어. 관련해 입장을 물어보면 국민의힘 김현아·박순자 전 의원의 금품 수수 의혹이나 태영호 의원 공천 녹취록 논란으로 되묻는 식이야. 당내에선 "우리의 잘못을 덮기 위해 저쪽의 잘못을 들춰내는 프레임"이라며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와.
-이와 비슷하게 송 전 대표의 '검찰 자진 출두' 시도도 역효과라는 평가가 많아. 송 전 대표는 소환조사 준비가 안 됐다며 오지 말라는 검찰 입장에도 검찰청사 앞까지 와 기자회견을 했어. 그는 A4용지 5장 분량의 회견문을 꺼내 읽으면서 이번 사건을 "검찰의 정치 기획 수사"라고 규정하고 피의사실이 공표되고 있다고 비판했어. 하지만 정작 '녹취록까지 나온 상황에서 몰랐다는 해명을 납득하지 못하는 국민이 많다' '돈 봉투 살포가 있었는지, 없었는지 확신할 수 없느냐'는 질의에 "법정에서 다투도록 하겠다"며 말을 아꼈어. 20분 넘게 기자회견하고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의혹의 진위에 대해선 분명하게 밝히지 않은 거야.
-민주당이 '당 쇄신'을 외친 날, 당 보좌진들의 체육대회가 국회 앞 운동장에서 열렸어. 코로나19 이후 처음 열리는 행사였어. 친목을 도모하는 취지는 좋지만 현 상황에선 적절치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어. 행사를 미뤄야 하는 게 아니냐는 요청이 있었지만 그대로 추진됐다고 해. 격려차 행사에 참석한 모 의원은 술을 많이 마셨다고 하더라고. 당 관계자는 "오늘 돈 봉투 의혹 관련자들이 탈당하느니 마느니 하고 있는데 보좌진들이 술판을 벌이고 체육대회나 하는 게 맞는 건지 모르겠다"며 씁쓸해했어.
◆'성적 학대' 발언 논란 장경태, 억울하다는 이유
-장경태 민주당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에 도착해 환영을 나온 화동의 볼에 입을 맞춘 것을 두고 '성적 학대 행위'라고 주장해 논란이 됐어. 그는 지난 3일과 지난달 2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동의 없는 신체 접촉은 성적 학대로 처벌받을 수도 있다"며 두 차례 언급했어.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미국 몇몇 주(州)의 '아동 성적 학대' 관련 법 조항을 살펴봤어. 공통으로 '성적 의도'를 명시하고 있었어. 또 외신 등을 통해 동의 없는 신체 접촉이 아동 성추행, 또는 성적 학대로 판결된 사례도 찾지 못했어.
-전문가들은 물론이고 당내에서조차 장 의원의 발언이 '무리수'였다는 평가가 나와. 특히 성폭력 분야에서 오랫동안 활동해 온 한 전문가는 "그런 표현을 사용한 건 정치적인 공격을 위해서지, 성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발언은 아니지 않겠나"라면서 "용어를 사용할 땐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어. 이런 방식의 사용이 용어를 오염시킬 수 있다는 취지야. 정치인인 장 의원이 깊이 새겨야 할 지점이야.
-장 의원 측은 윤 대통령을 성적 학대로 처벌하자는 의미는 아니었고, 동의 없는 신체 접촉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어. '성적 학대'라는 표현만 부각된 데에 아쉬움을 나타냈지.
-장 의원이 굳이 '성적 학대'라는 자극적인 표현을 써서 논란을 자초하지 않았나라는 지적도 있어. 게다가 장 의원이 또 다른 근거로 제시한 '손등 뽀뽀' 판결은 '손등 뽀뽀' 사유 하나만으로 유죄 판결이 나온 게 아니었거든.
-그 부분에 대해서 장 의원 측은 이같이 항변하더라고. '근거로 제시한 언론 보도에서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며, 언론의 책임'이라는 취지로 취재진에게 알려왔어. 장 의원 측이 근거로 제시한 언론보도는 가해자가 공원에서 피해자의 손등에 입을 맞춘 뒤 자기 손에도 뽀뽀해달라고 했고, 이를 뿌리치고 가려는 피해자의 앞을 자전거로 막았다는 내용이야.
-정치인의 말은 큰 파장을 몰고 올 수 있어. 때문에 발언할 때는 신중해야 해. 국민이 듣기에 설득력이 없고 공감할 수 없다면, 정치혐오는 커지고 신뢰도 역시 뚝 떨어질 테니까 말이야.
-정치권 일각에선 장 의원이 윤 대통령의 '성적 학대 행위'를 주장한 것을 두고 지지층에 '눈도장'을 찍기 위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어. 대통령을 공격하면 민주당 열성 지지층에게 '어필'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야. 하지만 '리스크'도 있어. 국민의힘은 지난달 28일 국회 의안과에 장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제출했어.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허주열 기자,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조채원 기자, 김정수 기자, 조성은 기자, 설상미 기자, 송다영 기자
shincombi@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Copyright © 더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