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 3조’ 찰스3세 영국 국왕…“국민 혈세로 부자 왕실 지원?” 비판

최서은 기자 2023. 5. 5.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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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식을 앞두고 있는 영국 찰스 3세 국왕. 로이터연합뉴스

대관식을 앞두고 있는 영국 찰스 3세 국왕의 재산이 최소 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영국의 경제 사정이 악화되면서 서민들은 생활비로 고통받는 상황에서 왕실은 이렇게 부유한데도 국가의 혈세로 성대한 대관식과 왕실 보조금을 지원해줘야 하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가디언은 찰스 3세 국왕의 재산은 최소 18억 파운드(약 3조원)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고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의회 기록 보관소에서 1952년부터 이후 찰스 3세가 모친인 고(故) 엘리자베스 여왕과 함께 세습 부동산 자산에 대해 받아온 배당금 계좌 내역을 분석한 결과 12억파운드(약2조원) 이상의 연간배당금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통치가 시작됐을 때보다 배당금이 약 10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은 놀랍다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이 외에도 세계 최대 투명 다이아몬드인 컬리넌 다이아몬드, 사우디 왕가가 선물한 다이아몬드 목걸이, 마크 샤갈의 삽화가 들어간 성경, 캄보디아·라오스의 귀한 우표 등이 국가 자산이 아니라 왕실 사유 재산으로 들어가 있다.

찰스 3세 국왕이 물려받은 버킹엄궁과 윈저성을 비롯한 왕실 소유 궁전과 성, 별장 등은 주요한 곳만 18곳에 달한다. 찰스 3세 국왕 부부가 고를 수 있는 체류지 약 20여곳에는 적어도 2000여개의 방이 있다.

가디언은 왕실이 이렇게 부유한데도 영국 의회로부터 연 8600만파운드(약 1438억원)에 달하는 왕실 보조금을 지원받아야 하는지 의문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또 왕실의 세습 부동산 자산에 대한 배당금이 영국 재정 당국에 귀속되지 않고, 사유재산으로 들어간다는 점도 문제라고 짚었다. 왕실 재정이 불투명하고 국왕은 상속세와 법인세를 내지 않는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번 대관식을 바라보는 영국인들의 시선도 곱지만은 않다. 찰스 3세 국왕은 6일 대관식을 치르고 무게 2㎏가 넘는 왕관을 쓴다. 왕실 지지가 여전히 절반이 넘긴 하지만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카리스마가 걷히고 물가 급등으로 경제 사정이 어려워지며 눌려있던 시민들의 불만이 영국과 영연방에서 튀어나오고 있다.

버킹엄궁은 찰스 3세 국왕의 재산이 얼마냐는 가디언의 질의에 “이는 우리의 임무가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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