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비상사태 끝…엔데믹은 언제쯤
국내 확진자 의무격리 7일에서 5일로 단축
실내마스크 착용 전면 해제는 아직
의료기관·약국 등에선 계속 착용
WHO가 소집한 전문가들로 구성된 국제 보건 규약 긴급위원회는 5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회의를 갖고 코로나19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 해제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국내 질병관리청도 코로나 위기 단계를 기존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 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확진자 의무 격리 기간이 현행 7일에서 5일로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WHO는 코로나19에 대해 유행 억제를 위해 각종 연구와 자금 지원, 국제 보건 조치 등을 추진하기 위해 PHEIC를 선언한 바 있다. 올초까지만 해도 지난해 말 중국의 코로나 방역 완화 여파로 PHEIC 해제는 시기상조로 보였다.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급증했었기 때문이다.
4주 기준 전 세계 코로나19 사망자수는 지난해 말 1만명대에서 지난 1월 말 11만명대로 치솟은 바 있다. 하지만 지난달에는 4주간 사망자수가 다시 1만6000명으로 줄어들며 PHEIC 해제에 대한 기대를 높인 바 있다.
미국은 이미 자체적으로 오는 11일부터 코로나19 비상사태를 해제하기로 했다.
이번 PHEIC 해제에도 코로나19를 일반 독감 수준으로 인식해 이른바 ‘엔데믹’ 단계로 접어드는데는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한국을 비롯한 방역 선진국들은 뛰어난 의료 역량을 바탕으로 방역 위기 대응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그렇지 못한 나라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특히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 하위 변이 바이러스가 여전히 일부 국가에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여전히 남은 불씨로 평가된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결정에 따라 우리나라도 완전한 일상회복을 위한 작업에 돌입한다. 가장 큰 변화는 확진자 격리기간이 현행 7일에서 5일로 단축되는 것이다. 다만 의료기관 등에서의 마스크 의무 착용은 위기단계 조정과 무관하게 당분간 현행 체제를 유지할 전망이다.
5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질병관리청은 오는 10일 혹은 17일에 일상회복 관련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이다. 위기단계를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조정하는 것이 골자다. 임숙영 질병청 감염병위기대응국장은 “위기단계 조정은 국민들에게 ‘현재 코로나19 유행이 심각하게 볼 만한 위기는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준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WHO 결정에 따라 우리 정부도 위기평가회의와 위기대응자문위원회 회의 등의 일정을 잡고 논의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최종 발표까지는 시간이 다소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위기단계가 조정되면 가장 크게 바뀌는 것은 확진자 격리기간이다. 현행 체제에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을 경우 7일간 격리해야 하는데 이 기간이 5일로 줄어든다. 임 국장은 “사실상 남아있는 방역조치는 확진자 격리와 마스크 의무 착용밖에 없는데 국민들이 피부로 느낄 변화는 격리기간 단축”이라며 “추후에 감염병 등급이 현재 2급에서 4급으로 조정되면 격리 자체가 전면권고로 전환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마스크 착용은 현행 체제를 유지한다. 위기단계가 조정돼도 의료기관과 약국, 입소형 감염취약시설 등에서는 반드시 써야 한다는 것이다. 실내 마스크 착용의 전면 해제는 격리기간과 마찬가지로 감염병 등급이 조정된 후에 이뤄질 예정이다.
의료 부문에서의 변화로는 임시선별검사소 운영 중단이 꼽힌다. 행정명령으로 동원 중인 한시지정병상도 줄어든다. 다만 코로나19 진단과 치료에 관한 정부 지원책은 계속 유지된다. 우선순위 대상자의 PCR(유전자증폭) 검사와 의료기관에서 실시한 RAT(신속항원) 검사 비용은 앞으로도 무료다. 코로나19로 병원에 입원할 경우 환자의 병원비 또한 정부가 계속 지원한다. 중위소득 100%이하 가구와 종사자수 30인미만 기업에 대한 생활지원비, 유급휴가비도 지급된다. 치료제 역시 정부가 일괄 구매해 무상으로 공급한다. 백신도 누구나 무료로 접종받을 수 있다.
정부 차원에선 감염병 대응 주체가 달라질 예정이다. 중대본이 해체되고 보건복지부 산하에 중앙사고수습대책본부가 재난위기를 총괄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범부처의 대응 수준은 완화하되 행정안전부 산하에 범정부대책지원본부와 질병청 산하에 중앙방역대책본부 체제는 계속 유지한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위중증 환자 등과 관련된 통계 발표도 현재 일단위에서 주단위로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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