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위기에도 고용 탄탄 美 4월 일자리 25만개 늘어

지난달 미국 일자리가 25만개 늘고 실업률이 3.4%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일자리가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돌고 실업률이 지난 2월에 이어 5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중소은행 위기 속에서도 미국 경제가 잘 버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낙관적인 경제지표가 오히려 투자자들을 불안에 떨게 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 3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며 통화 긴축 정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시사했는데, 예상외로 경제지표가 견조한 것으로 나오면서 연준의 금리 인상 종료에 제동을 거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5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4월 비농업 일자리가 25만3000개 증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18만개 증가)보다 1.4배가량 많다. 지난 3월 증가폭(16만5000개)도 훨씬 뛰어넘었다. 업종별로는 전문사무서비스, 보건의료, 레저·접객업 등 순으로 일자리가 많이 늘었다. 지난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은행 연쇄 붕괴 사태에도 금융업 일자리는 2만3000개 늘었다.

4월 실업률은 3.4%로 1969년 이후 5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월(3.5%)보다 오히려 낮아졌고 시장 전망치인 3.6%보다도 낮게 나왔다. 미 실업률은 지난 2월 3.4%를 기록한 뒤 3월에 소폭 올랐다가 다시 떨어졌다.

이날 발표는 지난 1년간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과 3월부터 본격화한 중소 규모 지역은행들의 연쇄 위기, 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도 미국의 노동시장이 여전히 강력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뜨거운 노동시장이 물가 상승 압력을 더할 가능성에 연준의 고민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권한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