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못해먹겠어요"…5년간 4만8천명 떠나
처우 개선은 '감감무소식'
저연차 교사 이탈 빨라져
명퇴가 정년보다 더 많아
교권추락 막을 대책 시급
전국 일선 초·중·고등학교에서 교단을 등지는 교사가 늘고 있다. 교직 생활 중 학생·학부모 민원 증가 등으로 인한 업무 부담과 교권 추락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5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권은희 국민의힘 의원실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2021년 5년간 전국 국공립 초·중·고 퇴직 교사는 4만7936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중학교와 고등학교 교사들의 이탈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학교 퇴직 교사 수는 2021년 3월부터 2022년 2월 기간에만 3622명으로 2017년(2329명)보다 55.5% 증가했다. 고등학교 퇴직 교사 수도 같은 기간 2760명으로 2017년(1915명)보다 44.1% 늘었다.
또 중간 연차가 되는 교사들의 이탈이 갈수록 늘어나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2017년 888명을 기록했던 근속연수 15년 이상~25년 미만의 초·중·고 퇴직 교사는 2019년 979명, 2021년 1088명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연봉과 교권 추락 등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이 같은 중간 연차 교사들의 이탈 증가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교사를 비교적 젊은 나이에 그만둔 이들은 "동료 교사, 학부모, 학생들 눈치를 보며 사는 게 힘들었다" "처우가 만족스럽지 않다" "업무 외에 생활지도와 잡무 등 스트레스가 많다" 등 다양한 문제를 하소연했다.
일선 학교에서 젊은 교사들의 이탈은 적지 않은 숫자를 보였다. 2017~2021년 5년간 전국 국공립 초·중·고교에서 근속연수 5년 미만인 퇴직 교사 수는 1850명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에는 초등학교 교사가 1242명으로 67.1%를 차지했다. 비교적 낮은 연차인 5년 이상부터 15년 미만의 퇴직 교사 수도 2832명에 달했다. 다른 통계 수치에서는 정년퇴직 비율보다 명예퇴직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 정년인 62세를 채우지 못하고 떠나는 교사가 많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한국교육개발원의 2022년 교육통계 분석 자료집에 따르면 2021년 중학교 교원 전체 퇴직률이 4.1%인데 이 중 명예퇴직률이 2.5%로 201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정년퇴직률이 1.3%이고, 질병·사망·결혼 등으로 인한 기타 퇴직률은 0.3%였다. 고등학교 교원 퇴직률은 4.2%인데 이 중 명예퇴직률이 2.1%로 절반 수준을 기록했다.
교원단체는 교권 침해로 인한 교사의 지위 하락이 이 같은 이탈의 원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지난 4월 교원 생활지도권 강화를 위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해 교육부에 공식 전달했다. 학생이 수업 방해, 문제행동 등 교권 침해 시 교육활동 장소 내 특정 공간으로 이동, 교실 퇴장, 반성문 등 과제 부과 같은 즉각적인 지도·조치가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조성철 한국교총 대변인은 "(교사들이 떠나는 데 있어) 교권 추락, 갈수록 열악해지는 처우, 열정을 잃고 실망하게 만드는 교원 평가제도나 비본질적인 행정 잡무가 원인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젊은 선생님이 들어왔다가 나가는 상황이 많아진다면 더 심각하게 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 의원은 "교육부와 교육청은 교사들이 교직을 벗어나지 않도록 다양한 제도적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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