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케타민' 상습 투약 40대 의사, 본인 병원서 돌연 사망

연합뉴스

[서울경제]

마약류 불법 투약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경북 경산 지역의 한 의사가 자신의 병원에서 돌연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 3일 조선일보는 지난달 28일 마약류 의약품인 케타민을 불법 투약한 혐의로 수사를 받던 40대 성형외과 의사가 의식불명 상태로 병원 직원들에게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가 그를 병원으로 옮겼지만 끝내 사망했다.

경찰 조사에서 직원들은 “오전 진료를 마친 원장이 ‘잠시 쉬겠다’며 휴게실로 갔는데 오후 진료시간이 다 됐는데도 인기척이 없어 가보니 의식이 없는 상태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에게 별다른 외상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경찰은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지난 1일 국과수는 그의 신체에서 별다른 외상이 없는 것으로 파악돼 사인 규명을 위한 부검과 혈액검사 등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산의 한 병원의 원장인 그는 앞서 지난 3월 25일 경북의 한 원룸에서 소란을 피우다 이웃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당시 그의 집에서는 마약 투약에 쓰인 주사기 등이 발견됐다. 경찰 수사 결과 그는 자신의 병원에서 의료용 마취제 등으로 쓰이는 케타민을 상습 투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체내에서 케타민 성분이 검출돼 지난달 20일 케타민을 치료 목적과 상관없이 투약한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됐다.

경찰 관계자는 “그가 평소 우울증을 앓고 있어 상습적으로 약물을 과다 복용했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며 “약물 중독으로 인한 사망이나 돌연사 등을 배제할 수 없어 부검 등을 통해 정확한 사인을 가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케타민은 의료용 또는 동물용 마취제의 일종으로, 젊은 층 사이에서는 ‘클럽 마약’으로 불린다. 필로폰이나 코카인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고 술이나 음료 등에 타서 마실 수 있다.

케타민 밀수 조직 운반책들이 속옷에 숨겨 들여온 케타민. 사진 제공=서울중앙지검

한편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는 지난해 말부터 케타민 밀수 조직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며 현재까지 15명을 검거했다. 대부분 20대인 이들은 지난해 초부터 올해 1월까지 태국에서 케타민 약 10kg을 밀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용량은 20만명이 동시에 투약 가능한 양이며 소매가로는 약 25억원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들은 케타민을 비닐 랩으로 포장해 속옷 안에 숨겨 공항을 통해 밀수를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태원 기자 reviva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