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넘은’ 中 관영매체, 맞불 놓은 주중대사관···얼어붙는 한중 관계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2023. 5. 5.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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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관계가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급격하게 얼어붙는 모양새다.

중국 관영매체가 연일 윤석열 대통려의 방미 활동을 원색적으로 비판하자 주중대한민국대사관이 이례적으로 공식 항의하고 나선 것이다.

사실상 중국 정부를 대변하는 관영매체의 보도를 우리 측 정부를 대신해 주중한국대사관이 맞대응하면서 양국 관계의 긴장감이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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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연일 비방 환구시보에 항의 “강한 유감”
“저급한 표현, 양 국민 간 부정적 인식 조장” 주장
한미정상회담 이후, 양국 관계 긴장감 고조돼
정재호 신임 주중대사가 1일 오전 베이징 주중대사관 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한중 관계가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급격하게 얼어붙는 모양새다. 중국 관영매체가 연일 윤석열 대통려의 방미 활동을 원색적으로 비판하자 주중대한민국대사관이 이례적으로 공식 항의하고 나선 것이다. 사실상 중국 정부를 대변하는 관영매체의 보도를 우리 측 정부를 대신해 주중한국대사관이 맞대응하면서 양국 관계의 긴장감이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5일 주중한국대사관은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와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가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 활동 보도와 관련 “최근 지속적으로 게재중인 우리 정상 및 외교정책 관련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한 근거 없는 비난 기사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하고 재발 방지를 촉구하는 아래 내용을 담은 서한을 동 언론사측에 송부했다””고 밝혔다.

주중대사관은 이와 관련 4일 보낸 서한에서 환구시보 등이 “선정적이고 자극적이며 부적절한 어휘를 사용해 우리 정상은 물론 역내 평화와 안정을 추구하는 우리 정부의 외교정책을 매우 치우친 시각에서 객관적 근거도 없이 일방적으로 폄훼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입에 담기 어려운 수준의 저급한 표현까지 동원해 우리 정상을 근거 없이 비난하는 일부 내용은 언론의 보도인지조차 의심케 할 정도”라며 “만약 한국 언론이 중국 지도자에 대해 같은 방식으로 비난하는 보도를 연일 게재할 경우 중국 국민들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신중히 숙고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사관은 환구시보 등의 보도가 “한중관계의 건강하고 성숙한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양 국민 간 부정적 인식을 조장할 뿐인 바, 글의 게재에 있어 보다 신중한 태도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대사관 측은 “이러한 보도가 한중관계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관한 모든 책임은 귀 신문사에 있다”고 밝혔다.

우리 대사관이 주재국 언론의 표현과 내용의 편파성 등을 문제 삼아 매체에 공식 항의한 것은 물론, 항의 사실을 알리기 위한 보도자료를 배포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특히 대사관이 항의한 환구시보와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계열사로 사실상 중국 공산당, 즉 정부를 대표하는 성격을 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경우 정례 브리핑에서는 정제된 발언으로 상대 국가를 어느 정도 배려하는 발언을 하기 마련이다. 이에 반해 중국 관영 매체는 외교 문제 등으로 인해 당국자가 나서서 공개적으로 언급하기 껄끄러운 정부의 ‘속내’를 보다 직접적이고 거친 표현의 기사와 사설로 전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윤 대통령의 이번 방미와 관련, 환구시보와 글로벌타임스는 지난달 23일 ‘한국 외교의 국격이 산산조각 났다’라는 제목의 공동 사설을 통해 윤 대통령의 방미 전 대만 관련 발언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어 환구시보는 지난달 28일자 사설에서 “역대 한국 정부 가운데 윤석열 정부가 미국에 대한 민족적 독립 의식이 가장 결여됐다는 평가가 있었는데 이번 방미는 그 평가를 의심의 여지 없이 입증했다”고 주장했다. 또 글로벌타임스는 지난달 30일 북·중·러의 보복이 한국과 윤 대통령에 ‘악몽’이 될 수 있다고 썼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b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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