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실업률 54년래 최저…'인상 중단 신호' 연준 진퇴양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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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노동시장의 과열 양상이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가 역대급 긴축에 나서고 은행권 붕괴 위기까지 덮쳤음에도 일자리 증가 속도는 예상을 웃돌았다.
연준은 이번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5.00~5.25%까지 올린 이후 인상 중단 신호를 넌지시 줬는데, 노동시장 과열을 보면 섣불리 긴축을 멈추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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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노동시장의 과열 양상이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가 역대급 긴축에 나서고 은행권 붕괴 위기까지 덮쳤음에도 일자리 증가 속도는 예상을 웃돌았다. 실업률은 무려 54년 만에 가장 낮아졌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 인상 중단 신호를 준 연준은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5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비농업 신규 고용은 25만3000개 증가했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18만개)를 큰 폭 상회했다. 직전 월인 올해 3월 당시 16만5000개보다 증가 폭이 늘었다. 실업률은 3.4%로 전월(3.5%)보다 낮아졌다. 시장 예상치(3.6%) 역시 밑돌았다. 3.4% 수준이면 지난 1969년 이후 54년 만에 가장 낮다고 CNBC는 전했다.
전문사무 서비스업(4만3000개), 보건의료업(4만개), 레저·접객업(3만1000개) 등에서 일자리가 많이 늘었다. 금융업 역시 2만3000개 증가했다. 실리콘밸리은행(SVB), 시그니처은행의 예상치 못한 연쇄 파산에도 불구하고 노동시장은 여전히 뜨거웠던 것이다.
임금 상승 속도는 더 가팔라졌다. 지난달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 대비 0.5% 늘면서 예상치(0.3%)를 상회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4.4% 증가했다.
이는 연준의 역대급 긴축에도 노동시장은 둔화하지 않고 있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일자리 과열, 특히 임금 급등 현상은 인플레이션의 주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 양상을 두고 “주택 부문을 제외한 다른 부문을 봤을 때 인플레이션은 많이 떨어지지 않았다”며 “(매우 과열돼 있는) 노동시장도 더 완화해야 한다”고 했다.
연준은 이번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5.00~5.25%까지 올린 이후 인상 중단 신호를 넌지시 줬는데, 노동시장 과열을 보면 섣불리 긴축을 멈추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은행 위기와 경기 침체를 생각하면 인상을 멈춰야 하지만, 인플레이션 고공행진을 생각하면 추가 긴축을 이어가야 하는 그야말로 ‘진퇴양난’에 빠진 셈이다.
이에 뉴욕채권시장에서 국채금리는 일제히 급등하고 있다.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3.933%까지 올랐다. 20bp(1bp=0.01%포인트) 이상 뛴 수준이다. 글로벌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3.465%까지 상승했다. 12bp 가까이 오른 수치다.
김정남 (jungki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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