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대사관, 尹 연일비방 환구시보에 항의 "역지사지해야"(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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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중한국대사관은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와 그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가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 활동과 관련한 보도에서 "부적절한 표현을 쓰고 근거 없는 비난"을 했다며, 두 매체에 공식 항의했다.
5일 대사관 보도자료에 따르면 대사관은 전날 보낸 항의 서한에서 환구시보 등이 "선정적이고 자극적이며 부적절한 어휘를 사용해 우리 정상은 물론 역내 평화와 안정을 추구하는 우리 정부의 외교정책을 매우 치우친 시각에서 객관적 근거도 없이 일방적으로 폄훼"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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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주중한국대사관은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와 그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가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 활동과 관련한 보도에서 "부적절한 표현을 쓰고 근거 없는 비난"을 했다며, 두 매체에 공식 항의했다.
5일 대사관 보도자료에 따르면 대사관은 전날 보낸 항의 서한에서 환구시보 등이 "선정적이고 자극적이며 부적절한 어휘를 사용해 우리 정상은 물론 역내 평화와 안정을 추구하는 우리 정부의 외교정책을 매우 치우친 시각에서 객관적 근거도 없이 일방적으로 폄훼"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재발 방지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또 "입에 담기 어려운 수준의 저급한 표현까지 동원해 우리 정상을 근거 없이 비난하는 일부 내용은 언론의 보도인지조차 의심케 할 정도"라며 "만약 한국 언론이 중국 지도자에 대해 같은 방식으로 비난하는 보도를 연일 게재할 경우 중국 국민들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신중히 숙고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사관은 이어 환구시보 등의 보도가 "한중관계의 건강하고 성숙한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양 국민 간 부정적 인식을 조장할 뿐인 바, 글의 게재에 있어 보다 신중한 태도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보도가 한중관계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관한 모든 책임은 귀 신문사에 있다"고 밝혔다.
대사관이 항의한 환구시보와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계열사로 강한 민족주의 성향과 강경 대외정책을 대변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외교 문제 등으로 인해 당국자가 나서서 공개적으로 언급하기 껄끄러운 정부의 '속내'를 기사와 사설로 전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평가도 있다.
환구시보와 글로벌타임스는 윤 대통령의 방미 전 로이터 통신 인터뷰의 대만 관련 발언 내용, 한미정상회담 공동성명, 윤 대통령의 미국 의회 연설 등에 대해 연일 거칠게 비판했다.
두 매체는 지난달 23일 '한국 외교의 국격이 산산조각 났다'라는 제목의 공동 사설을 통해 윤 대통령의 방미 전 대만 관련 발언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어 환구시보는 지난달 28일자 사설에서 "역대 한국 정부 가운데 윤석열 정부가 미국에 대한 민족적 독립 의식이 가장 결여됐다는 평가가 있었는데 이번 방미는 그 평가를 의심의 여지 없이 입증했다"고 주장했다.
또 글로벌타임스는 지난달 30일 북·중·러의 보복이 한국과 윤 대통령에 '악몽'이 될 수 있다고 썼다.
이와 함께 글로벌타임스는 지난 4일에는 중국의 대북 제재 이행 문제를 지적한 윤 대통령의 기자 간담회 발언에 대해 업그레이드된 한미동맹을 정당화하기 위한 변명을 찾으려는 것이라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각국에 주재하는 우리 대사관이 주재국 언론의 보도와 관련해 오보 대응을 하는 것은 일상적인 일이나 이처럼 표현과 내용의 편파성 등을 문제 삼으며 매체에 공식 항의하고, 항의 사실을 대외적으로 공개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앞서 '힘에 의한 대만해협 현상 변경 반대'를 언급한 윤 대통령 로이터 인터뷰 내용에 대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지난달 20일 "말참견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비외교적 표현을 쓰자 한국 외교부가 "입에 담을 수 없는 발언"이라며 주한 중국대사를 초치해 항의한 일도 있었다.
양국 외교 당국이 사안별로 한 치의 양보 없이 서로 맞받아치는 현 상황은 2016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갈등 이후 '최저점'을 향하고 있는 한중 관계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일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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