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이냐, 삼일이냐 논쟁…국어책 말고 ‘이걸’ 배우면 해결된다 [Books]

정주원 기자(jnwn@mk.co.kr) 2023. 5. 5.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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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의 마음들, 니나 크라우스 지음, 장호연 옮김, 위즈덤하우스 펴냄

소리는 인간의 학습 능력을 좌우한다. 예컨대 음악도 하나의 언어와 같다. 음악 연주와 글 읽기는 둘 다 특정 소리와 특정 의미를 연결하는 일이다. 음악 연주 연습에 시간을 들이면 읽기 능력도 향상돼 문해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 소리·교육 전문가들의 견해다.

저자는 이렇게 음악과 언어 능력 발달이 긴밀하게 연관돼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로스앤젤레스 초등학생과 시카고의 10대 청소년을 대상으로 장기 추적 프로젝트를 진행한 결과, 음악을 한 아이들은 소리 구성 요소들을 처리하는 능력이 강화됐다. 이는 학업 성취와 듣기 능력 향상으로 이어졌다.

저자는 이를 통해 교육과 치료에 있어서 음악 활동이 우리 생각보다 훨씬 중요하고 핵심적이라고 말한다. 최근 주류 의학에서도 음악 치료는 활발하게 쓰이고 있다. 외상성 뇌 손상 치료, 전쟁·재난 스트레스 치료는 물론이고, 자폐증이 있거나 언어 지체가 있는 아이에게 언어 능력을 키워주기도 한다.

청각적 뇌 기능은 노화와도 연관이 있다. 치매의 발병 가능성은 청력을 잃은 경우 확연히 더 높다. 미국국립보건원과 영국의 보건당국 모두 청력 손상을 치매 악화의 위험 요소로 꼽는다. 이는 청력 상실이 단순히 대화를 따라가기 어렵게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인간의 생각하는 능력을 손상시킨다는 의미다. 즉 청각은 단순히 ‘소리의 입력’이라는 일방통행 외길이 아니라, 인간의 운동·인지·감각 등과 긴밀하게 얽힌 연결망이다.

이처럼 저자가 30년 넘게 ‘듣는 뇌’와 ‘소리의 세계’를 집중 탐구한 내용이 집대성됐다. 저자는 미국 노스웨스턴대 신경과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지금은 같은 대학의 신경생물학·의사소통과학·이비인후과학 휴 놀스 교수로 재직 중이다. 청각 신경과학 연구소 ‘브레인볼츠’를 설립해 이끌고 있다.

그는 성인의 신경계가 학습에 따라 재구성될 수 있다는 점을 최초로 밝혀낸 사람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청각이 인간의 생각과 행동, 감각을 결합하는 방식에 어떻게 관여하는지, 또 소리가 인간의 뇌 발달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특정 소리와 특정 부류의 사람이 어떤 소리적 특성을 갖는지 등 방대한 연구물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과학적 탐구를 담고 있어 어려운 용어도 종종 등장하지만, 본문 중간 곳곳에 위치한 삽화와 그래픽이 개념을 효과적으로 단순화해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참고문헌 출처를 담은 미주도 무려 89쪽 분량으로 충실하게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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