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에게 말걸기, 가장 따뜻한 말투로 [삶과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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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근로자의 날'에 쉬지 못하는 근로자가 10명 중 3명이나 된다는 조사결과를 뉴스로 접한 바 있다.
그러니 이제 막 시작된 5월에는 소중한 사람들과의 관계와 자기 자신을 점검하는 데 잠깐이라도 시간을 내어 보는 것이 어떨까.
흉내 내도 좋으니 자기 자신에게 다정하게 말을 건네어 보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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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근로자의 날'에 쉬지 못하는 근로자가 10명 중 3명이나 된다는 조사결과를 뉴스로 접한 바 있다. 마찬가지로 5월에 줄줄이 있는 특별한 날에 가족과 함께하기 어려운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생업으로 인해 어린이날에 자녀와 함께하지 못하거나, 어버이날에 부모님을 찾아뵐 수 없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는 저마다의 사정으로 가족이 떨어져 살며, 주말부부로 지내는 가정이 상당히 많다. 부부의 날(5월 21일)이 법정기념일이라지만, 현실은 아이들 챙기랴 부모님 챙기랴 먹고살기 바빠 정작 부부가 둘만의 시간을 보낼 여유가 없다. 둘만의 대화를 나눈 지가 언제인지도 모르겠고, 아이들 없이 덩그러니 집에 둘만 남으면 어색하다는 농담 같은 진담을 들은 지도 꽤 여러 번이다.
가정의 달을 맞아 그동안 아이들 키우느라 몸 상하는 줄도 모르고 열심히 살아온 서로에게 당신 덕분에 해낼 수 있었다고 한 번쯤 말해 보는 것은 어떤가. 말하기 쑥스럽다면 짧은 한 줄 문자메시지도 좋겠다. 점차 나이가 들수록 젊은 시절에 비해 사회적 관계망이 줄어들고, 배우자, 자녀, 손자, 그리고 친한 친구로 압축된다. 이들과의 관계가 긍정적이고 지지적인 것이 돈과 명예보다 더 우리 행복에 중요하다는 것은 굳이 심리학자들의 연구결과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자명하다. 그러니 이제 막 시작된 5월에는 소중한 사람들과의 관계와 자기 자신을 점검하는 데 잠깐이라도 시간을 내어 보는 것이 어떨까.
분석심리학자인 카를 융은 인생의 전반부는 직업이나 사회적 성취를 목표로 외적인 삶을 추구해야 하므로, 사회 속에서 자기 기반을 닦는 데 열중해야 옳다고 보았다. 반면, 중년에 이르러 시작되는 인생의 후반부에는 개인적이고 내적인 삶으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고 하였다. 생자필멸(生者必滅)의 인간 조건에서 중년기 이후의 삶은 노화와 죽음을 향해 가는 과정이고,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중년 이후에는 부부관계 못지않게 자기 자신과 관계를 잘 맺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하다. 이는 배우자가 있든 없든 누구에게나 적용되며, 한 인간의 성숙과 행복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자기 자신과 관계를 잘 맺는다는 건 어떤 것인가? 이를 알아보는 방법이 있다. 지금 눈을 감고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모든 자극을 차단하고, 조용히 내면의 감각에 집중해 보자. 편안하고 부드러운 감각이 느껴지는가? 불안하고 초조하며 딱딱하게 굳은 감각이 느껴지는가? 편안한 자세를 취하고 호흡에 집중해서 침묵 속에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마주해 보자. 이제 준비가 되었다면 지금 이 순간 자신에게 하고 싶은 말을 건네어 보자. "잘 지내니?"라는 인사도 좋다. "그동안 힘들었지?"라는 위로도 좋다. "힘내. 난 언제나 네 편이니까"라는 응원도 좋다. 지금 자신이 할 수 있는 가장 따뜻한 말투로 최대한 부드럽게 내면의 자기에게 한마디 건네 보자.
자기 자신에게 하는 말이 다정한 사람은 건강하다. 그러나 지금 그렇지 못해도 괜찮다. 흉내 내도 좋으니 자기 자신에게 다정하게 말을 건네어 보는 것이 중요하다. 낯설고 어색할수록 연습이 필요하다. 바로 그 부드러운 말투로 배우자에게, 부모님에게, 자녀들에게 전해 보자. 곁에 있어 주어서 고맙다고. 문자 메시지마저 쑥스럽다면, 일기장에 한 줄 쓰는 것만 해도 효과가 있다.
이정미 서울상담심리대학원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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