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마약 음료' 제조 공급 지시한 보이스피싱 모집책 구속

중국 소재 보이스피싱 조직 모집책
친구 조직원에게 마약 제조·공급 지시

1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 이른바 강남 학원가 마약 음료 사건과 관련해 주의를 요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검찰은 이날 마약 음료 사건 일당에게 법정형이 가장 무거운 미성년자 마약투약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뉴스1

'강남 학원가 마약 음료' 사건을 주도한 보이스피싱 조직 모집책이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이용제 판사는 5일 범죄단체가입 등 혐의를 받는 40대 이모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연 뒤 "증거인멸과 도망의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씨는 마약 음료 사건을 주도한 중국 소재 보이스피싱 조직의 모집책으로 친구인 길모(26)씨에게 마약 음료를 제조하고 공급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은 전날 길씨와 마약 공급책 박모(36)씨, 전화번호 변작 기술을 이용해 이들의 협박 범행을 도운 김모(39)씨를 범죄단체가입·활동,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의 지시를 받은 길씨는 지난달 3일 강남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무료 시음 행사를 여는 것처럼 속여 미성년자 13명에게 제조한 마약 음료를 마시게 한 뒤 부모들에게 협박 전화를 걸어 금품을 요구했다. 음료를 마신 피해자들은 15~18세로, 일부는 환각증상 등을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길씨 등은 "돈을 주지 않으면 자녀를 신고하겠다"며 피해자 부모들을 협박해 금품을 갈취하려 했으나 미수에 그쳤다.

이정원 기자 hanako@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