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1008㎜ 폭우, 태풍급 강풍… 제주 항공기 결항에 2만명 발묶였다
어린이날 연휴에 떨어진 물 폭탄으로 지하철역과 농경지 침수, 제주 항공기 결항 속출 등 제주와 남부를 중심으로 피해가 잇따랐다.
이날 광주광역시에 따르면 오후 4시 30분 기준 시간당 39㎜의 비가 내린 광주 광산구 일원에서 시설물 침수와 도로 물 고임이 이어졌다. 지하철 1호선 공항역에서는 대기실에 흙탕물이 들이차면서 오후 4시 42분부터 1시간 10분가량 열차가 무정차 통과했다. 도시철도공사는 역사 외부의 승강기 신설 현장에서 약 200t의 빗물이 유입돼 침수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했다. 추가 피해 예방을 위한 배수로 설치를 진행 중이다.
이날 오후 7시쯤에는 광주 북구 삼각동 일대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국제고등학교와 고려고등학교 인근 아파트 단지와 상가 건물 772가구에 전력 공급이 끊기면서 휴일을 보내는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전력 공급은 2시간 20분 만인 오후 9시 20분쯤 재개됐다. 한전은 비바람에 쓰러진 가로수가 전선에 닿으면서 전력 공급이 끊긴 것으로 보고 정확한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전남에서는 농업 분야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고흥군 포두면·남양면, 강진군 마량면, 보성군 웅치면 등지에서 모내기를 끝낸 논 약 175㏊가 빗물에 잠겼다. 장흥군 대덕읍, 보성군 조성면·득량면, 강진군 신전면·도암면 등지의 밀과 보리 경작지 약 525㏊에서는 작물 쓰러짐 피해가 발생했다.
전날부터 내린 비는 오후 6시 기준 장흥 관산 318.5㎜, 해남 북일 317.5㎜, 고흥 나로도 305㎜, 보성 251.8㎜, 강진 212.5㎜, 완도 208㎜, 장흥 182.1㎜, 여수 180.8㎜, 해남 180.1㎜, 목포 105.3㎜, 광주 109.8㎜ 등이다.
기상악화로 하늘길과 바닷길도 막혔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기상 악화로 이날 오후 5시 기준 13개 공항 309편(출발 기준)의 항공기 운항과 목포~홍도, 인천~백령 등 여객선 71개 항로 99척의 운항이 통제됐다. 국립공원은 다도해, 지리산, 한려해상 등 7개 공원 262개 탐방로 출입이 통제된 상태다. 행정안전부는 호우에 대처하기 위해 오후 5시부로 중대본 1단계를 가동하고 위기 경보를 ‘주의’ 단계로 발령했다.
제주 하늘길은 물 폭탄과 소형 태풍급 강풍이 몰아닥쳐 이틀째 차질을 빚었다. 제주공항은 전날 악천후로 항공기 250여편이 무더기 결항한 데 이어 이날도 돌풍과 폭우가 잦아들지 않아 오후까지 항공기 216편 이착륙이 금지됐다. 이날 한때 초속 23.3m의 강풍이 제주공항에서 불었다. 소형급 태풍(초속 20~25m)의 풍속으로, 간판이 날아갈 정도의 위력이다.
오후 2시 들어 항공기 일부가 운항을 재개했으나, 기상 악화가 이어져 결항 사태가 전면적으로 풀리지 않아 전날부터 제주에 갇힌 수학여행단 등 관광객 2만여 명이 발을 동동 굴렀다. 공항 탑승장과 대합실은 제주를 벗어나려는 관광객과 도민이 장사진을 이뤘다. 제주공항 관계자는 “각 항공사가 임시 증편한 항공편으로 수학여행단을 우선 수송하는 만큼 항공편 결항으로 제주에 하루 더 숙박한 수학여행 온 학생 6000여명은 오늘 모두 제주를 떠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도의 지역별 사흘간 누적 강수량은 이날 오후 10시 현재 지리산 삼각봉이 1008.0㎜를 최고로 돈내코 475.0㎜, 서귀포 376.3㎜, 마라도 291.5㎜, 제주시 148.7㎜ 등이다. 경남에서도 가로수가 넘어지는 등 사고가 이어졌다. 경남소방본부는 안전 조치와 관련한 활동 34건을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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