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억 코인’ 김남국, 2년전 코인稅 유예법 냈었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021년 코인 등 가상 자산에 대한 과세(課稅)를 유예하고 소득공제 범위를 250만원에서 5000만원까지 확대하는 법안을 공동 발의했던 것으로 5일 전해졌다.
2016년부터 가상 화폐를 매매하면서 2022년 1~2월 기준으로 최대 60억원어치 코인을 보유했던 김 의원이 코인 거래에 대한 세금 부과를 늦추자는 법안을 발의했던 셈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발의자 본인이 법안의 수혜자가 되는 ‘이해 충돌’의 전형적 사례”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김 의원은 2021년 7월 6일 노웅래 의원 등 민주당 의원 9명과 함께 ‘소득세법 일부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노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 법안의 핵심은 2022년 1월부터 시작되는 ‘가상 자산 소득에 대한 과세’를 1년 후인 2023년 1월로 미루자는 것이다. 당시 소득세법은 코인으로 250만원 이상을 벌면 수익금의 22%를 세금으로 내게 돼 있는데, 이 공제 한도(250만원)를 주식처럼 5000만원까지 늘리자는 내용도 개정안에 담겼다.
김 의원은 2022년 1~2월 자신의 가상 화폐 지갑에 ‘위믹스’ 코인을 80여만 개 보유하고 있다가 2월 말~3월 초에 전량 인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문성 한국조세정책학회 회장은 “상당한 규모의 코인 거래를 하고 있었던 국회의원이 세금 유예 법안 발의에 참여한 것은 공직자로서 비판받아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김 의원 등이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던 2021년은 가상 자산에 대한 과세 이슈가 한창 불거지던 때였다. 그해 5월 정부는 “2022년 1월부터 코인의 매매‧이전으로 발생한 소득에 대해 세금을 걷겠다”고 발표했다.
가상 화폐 업계에서는 김남국 의원처럼 수십억원 규모의 코인을 보유한 사람들을 ‘고래(큰손)’라고 부르는데 이 ‘고래’들에게는 가상 자산 과세는 가장 중요한 이슈였다. 그들로선 가상 화폐로 벌어들인 수익에 세금을 내는 것도 탐탁지 않았지만, 그전까지 음성화돼 있던 코인 거래가 금융 당국에 드러나는 것이 더 문제였다. 정부가 ‘자산 소득 과세 방침’을 발표하자, 당시 일부 투자자들은 코인을 이전‧증여하기 위해 가상 화폐 전문 세무사를 찾거나 과세를 피해 해외 거래소로 자금을 빼돌리기도 했다.
반면, 김 의원 등이 발의한 법안을 검토했던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보고서를 보면 ‘소득 있는 곳에 과세한다’는 형평성 측면을 고려했을 때 조속한 과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 의원이 공동 발의한 소득세법 개정안은 기재위 조세소위를 거치면서 그와 비슷한 취지의 법안을 묶은 개정안으로 대체돼 국회를 통과했다. 이로 인해 가상 자산 과세는 2023년 1월까지 미뤄졌다. 이어 작년 12월에는 2025년 1월까지 과세를 유예하는 법안이 또다시 통과됐다.
앞서 2018년 1월 문재인 정부의 초대 법무장관인 박상기 장관은 “가상 화폐 거래가 사실상 투기·도박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거래소 폐지 방침을 밝혔다가 7시간 만에 번복하기도 했다. 주로 20·30대에 집중된 가상 자산 투자자들의 반발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청와대는 “법무부의 방안 중 하나”라면서 코인 투자자들의 불만을 진화했다.
김 의원이 2022년에 보유하고 있었던 코인을 현금화했다면 ‘자산 소득 과세 유예’의 혜택을 직접적으로 받은 셈이 된다. 5일 김 의원은 “모든 거래는 제 명의의 전자 주소로만 거래했다”고 하면서도 어느 시점에 코인을 거래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한 법조인은 “가상 자산은 잘 드러나지 않고 공직자 재산 등록 대상에서도 제외된다”면서 “전수(全數)조사를 하면 코인 투자를 하고 있는 국회의원이 이해 상충이 되는 입법에 참여하는 경우가 더 나올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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