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쩍 듬성듬성해진 머리카락, 코골이가 원인일 수 있다고?[기고]
40대 초반에 접어든 회사원 A씨는 요새 고민이 많다.
다름 아닌 중년 남성들은 피해갈 수 없는 탈모로 인한 고민이다. 요즘 들어 부쩍 많이 빠지는 머리카락을 나이 탓만 하고 방치하기엔 아직 젊다는 생각이 들어 걱정이 된다. 두피 케어도 받아보고 얼마 전 부터 탈모약도 처방 받아 복용 하고 있으나 아침마다 빠지는 머리카락은 줄어드는 것 같지 않다. A씨는 최근 탈모가 심해짐과 맞물려 수면에 질이 떨어지면서 하루 8시간이상 자도 개운하지 않고 낮 동안 지속되는 졸림 증상에 업무에 지장이 생길 뿐 아니라 운전 중 졸림 증상으로 사고가 날 뻔한 경험도 하였다.
그래서 수면센타를 찾아 온 A씨는 심한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수면 중 호흡이 빈번하게 멈추는 증상)이 생겨 수면의 질이 떨어지고 이로인해 탈모까지 가속화된 것으로 의심되었다. 코골이는 코에서 나는 소리가 아니라 수면 중에 비강, 인두, 후두 등의 호흡통로가 좁아져서 발생하는 소리이며 수면무호흡증은 호흡통로의 협착으로 호흡정지가 빈번하게 발생하여 나타나는 질환이다.
수면무호흡증이 있을 경우 우리 몸의 미세혈관 및 신체의 각 조직으로 정상적인 산소공급이 되지 않기 때문에 피로감, 무기력, 집중력 및 기억력 저하 주간 졸림 등의 증상과 고혈압, 부정맥, 당뇨, 뇌경색, 치매 등의 심혈관계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위와 같은 널리 알려진 질환 이외에도 탈모 또한 수면무호흡증과 높은 상관관계가 있음이 밝혀지고 있다.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가족력만 있는 경우 남성 탈모위험은 일반인에 비하여 약 4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수면무호흡증상을 지닌 경우는 정상인에 비하여 탈모위험이 최대 7배까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몸속에서 모발의 성장과 재생에 관여하는 인자 중에는 성장호르몬, 갑상샘 호르몬, 부신피질호르몬 등이 내분비 호르몬이 있으며 이러한 호르몬 분비는 수면시간 및 수면의 질에 많은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중 성장호르몬이 특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성장호르몬은 수면 중인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 가장 왕성하게 분비된다. 이때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하면 성장호르몬의 분비가 저하되며 이러한 성장호르몬의 저하는 모낭세포의 노화와 탈모를 유발할 수 있다. 이러한 호르몬의 직접적인 영향 이외에도 수면무호흡에 의한 지속적인 저산소증은 모낭세포의 정상 분열에 필요한 산소와 영양의 공급을 저하시켜 탈모를 촉진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수면무호흡이 있는 경우 혈액 속 철분의 이동을 담당하는 혈청 트렌스페린의 포화도 또한 낮아져 모낭세포의 분열 저하로 탈모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
이러한 수면무호흡증의 치료방법은 양압호흡기의 사용, 수술 적 치료, 구강 내장치, 체중 조절 등 개인이 상태에 따라 다양하다.
A씨는 코골이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고 전문의와 상담 후 병원에 1박2일 입원하여 잠을 자면서 수면 중 뇌파, 안구 운동, 호흡, 심전도, 근육의 움직임 등 여러 신체활동을 종합적으로 파악하는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심각한 수면무호흡을 진단 받았다. 그 후 수면무호흡을 교정하는 치료로 양압호흡기를 처방받고 나서는 이전보다 확연히 탈모의 정도가 줄어들 뿐 아니라 주간 졸림 및 만성적인 피로감도 개선됨을 느끼게 되었다.
탈모로 한번 빠져 머리카락은 재생하기 어려우므로 무엇보다 적극적인 예방을 통해 탈모의 진행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탈모치료 시에 수면무호흡이나 코골이가 있다면 이에 대한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권기남 송산두리이비인후과 대표원장
권기남 송산두리이비인후과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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