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 시간 폭증하는 아이들의 SOS…24시 상담센터의 밤
"부모님한테 말하는 게 좀 더 불편하다고 느껴서…"
"도움은 딱히 요청할 곳이 없는 거 같아요."
어제(4일)에 이어 청소년 우울증 실태를 짚어봅니다. 그나마 청소년들의 우울한 이야기를 제일 가까이서 들을 수 있는 곳은 상담센터입니다. 최근 강남 십대들과 유명 아이돌 등 연이은 극단 선택 소식에 청소년 상담센터들의 업무량이 더 늘었다고 합니다. 특히 늦은 밤이 되면 도움을 요청하는 목소리가 더 많아집니다.
최지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위클래스(학교 상담 프로그램)에 고민을 털어놓으면 엄마한테 문자 간다고"
"상대방한테 귀찮게 느껴질까봐 말 안 해요. "
청소년들은 자신의 주변에 우울감을 터놓고 이야기하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보니 익명성에 기대 도움을 청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교육부가 운영하는 모바일 상담센터 '다들어줄개' 상담사들이 근무하는 곳입니다.
밤 11시, 건물의 불이 환하게 켜져 있습니다.
[전영숙/ '다들어줄개' 상담팀장 : 24시간 365일 저희는 꺼지지 않는 응급실이라고]
밤이 되면 아이들의 구조신호가 급하게 울립니다.
많은 청소년들이 하루 일과를 끝낸 후 연락하기 때문입니다.
집에서도 스트레스를 받는 건 마찬가지.
"부모님 기대가 큰데 그거에 미치지 못하거나 자기 욕구랑 엄마 욕구가 다른 경우…"
이 센터에만 하루 평균 150명 넘는 학생들이 카카오톡 등을 이용해 익명으로 도움을 청합니다.
특히 지난달 10대 청소년과 아이돌 멤버가 숨진 소식이 알려진 후엔 하루 200여건까지 늘어났습니다.
[전영숙/'다들어줄개' 상담팀장 : 어떤 아이들은 이렇게 나도 가면 편할까라고 하는…상담원도 마찬가지고 여기 센터에 모든 이 비상이었죠.]
부산의 한 상담센터는 고위험군을 분류해 '응급 키트'를 나눠주고 있습니다.
[오윤정/ 부산사하구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상담사 : 자해상처 치료할 수 있는 밴드. 심리적으로 환기할 수 있는 촉감인형 뭐 비타민 요런 것들]
취재진이 학원가에서 만난 청소년 대부분은 스트레스 해소법을 알지 못했습니다.
"쌓인 게 많은데 풀 공간이 없을 때. 해결 방법을 잘 모르고"
"매운 걸 먹으면 혀에 고통이 오잖아요. 그게 정신적 고통을 덜어주는 거 같아요."
전문가들은 부모가 '사춘기'라며 넘기지 말고, 이상 징후가 있으면 즉시 상담소 문을 두드려야 한다고 말합니다.
[유혜진/서울시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소장 : 자꾸 짜증을 너무 낸다든지. 자꾸 싸운다든지…사실 아이 내부적으로는 나 좀 도와주세요 하는 행동]
(영상취재 : 김민 김대호 / 영상디자인 : 홍빛누리 / 영상그래픽 : 이송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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