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전기요금 인상 초읽기…이달 중 ‘1kWh당 7원 상향’ 유력
7원 오르면 가구당 월 2000원 안팎 추가…한전 매출은 3조5000억 증가
당정, 더 미룰 경우 한전 적자 해소 실기 판단…한전에도 ‘자구책’ 압박
한 달 넘게 미뤄진 전기요금 인상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정부와 여당은 전기요금 인상에 따른 물가 상승 우려와 국민 여론 등을 고려해 이달 중 kWh(킬로와트시)당 한 자릿수 이내의 ‘소폭 인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5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에 따르면 조만간 2분기 전기요금 인상 폭이 결정될 예정이다. 가계 부담을 우려해 산업부가 당초 여당에 제시한 요금안 중 가장 낮은 폭인 ‘kWh당 7원 인상’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Wh당 7원이 오르면 아파트에서 주로 사용하는 주택용 고압 기준 1인 가구 전기요금은 3만4630원으로 이전보다 1830원을 더 부담하게 된다. 2인 가구부터는 인상 폭이 2000원대로 뛰어 4만7180원(+2300원)을 낸다. 3인 가구는 4만9090원(+2360원), 4인 가구는 5만1010원(+2440원)의 전기요금을 내게 된다. 이는 에너지경제연구원의 2020년 기준 도시 지역 가구당 월평균 사용량을 토대로 한 것이다. 1인 가구 230kWh, 2인 가구 289kWh, 3인 가구 298kWh, 4인 가구 307kWh를 기준으로 산정했다.
10원을 올리면 가구당 최대 3000원대 중반을 더 내게 된다. 1인 가구는 월평균 전기요금이 3만5420원으로 이전보다 2620원 더 오른다. 2인 가구는 4만8160원(+3280원), 3인 가구는 5만110원(+3380원), 4인 가구는 5만2050원(+3480원)의 전기요금을 내게 된다.
정부가 지난 1분기 인상 폭(kWh당 13.1원) 수준인 13원을 올린다면 부담은 더 커진다. 1인 가구 전기요금은 월 3만6200원으로 3400원 오르지만 2인 가구부터는 4만9150원(+4270원), 3인 가구 5만1130원(+4400원), 4인 가구 5만3100원(+4530원)으로 4000원 넘게 요금을 추가로 납부해야 한다.
2분기 전기요금이 인상되면 한전 자금난 해소에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kWh당 1원이 오르면 한전 매출은 약 5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7원 인상 시 3조5000억원가량의 매출 증대가 예상된다.
최근 국제 에너지 가격이 하락세지만 여권이 여론을 의식해 요금 인상을 미룰 경우 한전 적자 해소에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3분기와 4분기는 냉방과 난방을 많이 해 요금을 올리기에 더 부담이 될 수 있다.
한전은 전기요금 인상에 앞서 자구안부터 마련하라는 정부·여당의 요구에 따라 직원들의 임금 인상분 반납을 포함한 대책을 고심 중이다. 여권 일각에서는 발전사 등 관계사를 포함한 한전 전체 직원들의 임금 동결과 인상분 반납을 요구하고 있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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