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나고 컸지만 "참가자격 안 돼"…13살 씨름 유망주의 사연
여러 대회에서 1위를 차지할 만큼 씨름에 재능을 보여 온 13살 어린이가 있습니다. 한국에서 나고 자랐지만 이번달 말에 열리는 전국소년체전에는 참가하지 못합니다. 성인이 될 때까지 한국 국적을 얻을 수 없는 난민 2세이기 때문입니다.
김안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2021년 전국어린이씨름왕 대회 결승전.
잠시 힘겨루기를 하다, 파란 샅바를 멘 어린이가 들배지기로 상대를 넘어뜨립니다.
한국에서 나고 자란 콩고 난민 2세 김웬디 군입니다.
씨름을 시작한지 2달 만에 1위를 차지했습니다.
요즘도 매일 체육관 30바퀴 달리기를 시작으로, 매일 훈련을 합니다.
[{이렇게 얼마나 해요?} 3시간? 아니 2시간 정도? {안 힘들어요?} 네.]
2년간 크고 작은 대회에 7번 출전했고, 우승도 네 번이나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달 열리는 전국소년체전에 출전할 수 없습니다.
'대한민국 사람'만 출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도르카스/김웬디 군 어머니 : 저는 충격을 받았어요. 모든 어린이들이 참가할 수 있어야죠.]
난민들은 여러 이유로 모국을 떠나 한국에 온 것이라 아이를 낳아도 출생신고를 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보니 대부분의 난민 2세들은 성인이 될 때까지 '무국적자'로 살아야 합니다.
웬디 군도 마찬가지입니다.
[김대권/경기도 외국인인권지원센터 팀장 : 국적국에서 일종의 배신자 이렇게 보고 과다한 비용을 요구한다든지… 협조를 안 해주는 경우가 많이 있죠.]
대한체육회는 내부 토의를 거쳤지만 외국인 선수의 전국체전 참가는 '시기 상조'로 결론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화면제공 : 대한씨름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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