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려 했을 때 기적이 일어났다…오세근 “말도 안 되는 경기”

안양/최창환 2023. 5. 5.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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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오세근(36, 200cm)도 이런 경기는 처음이었던 것 같다.

오세근은 "말도 안 되는 경기다. 역대급이었다. 솔직히 포기할 뻔했는데 먼로가 들어오면서 공격을 비롯해 수비, 리바운드 모두 잘 풀렸다. (김)선형이의 2대2를 잘 견제해준 게임 체인저였고, (변)준형이도 본래 모습을 보여줘서 이길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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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안양/최창환 기자]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오세근(36, 200cm)도 이런 경기는 처음이었던 것 같다. “말도 안 되는 경기다. 역대급이었다”라며 기쁨을 표했다.

오세근은 5일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와의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6차전에서 18점 5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활약했다. KGC는 4쿼터에 존재감을 과시한 대릴 먼로(16점 6리바운드 2어시스트), 변준형(15점 3점슛 3개 2리바운드 6어시스트)의 활약을 더해 86-77로 승리했다.

KGC는 3쿼터 한때 15점 차까지 뒤처져 패색이 짙어지는 듯했다. 심지어 2승 3패로 몰린 상황이어서 패배는 곧 준우승을 의미하는 일전이었다.

오세근을 앞세운 KGC는 4쿼터에 믿기지 않는 저력을 보여줬다. 4쿼터 개시 후 5분간 SK를 2점으로 묶었고, 그 사이 변준형과 먼로가 번갈아 득점하며 전세를 뒤집었다. 이어 경기 종료 3분여 전 오세근의 3점슛에 힘입어 격차를 6점으로 벌렸다. KGC에 흐름을 안긴 한 방이었고, ‘라이언킹’ 오세근도 모처럼 포효했다.

오세근은 “말도 안 되는 경기다. 역대급이었다. 솔직히 포기할 뻔했는데 먼로가 들어오면서 공격을 비롯해 수비, 리바운드 모두 잘 풀렸다. (김)선형이의 2대2를 잘 견제해준 게임 체인저였고, (변)준형이도 본래 모습을 보여줘서 이길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오세근은 이어 “안 풀릴 때 많은 문제가 발생했다. 볼이 원활히 돌지 않았고, 선수들끼리도 남 탓을 했다. 그런 부분을 (양)희종이 형이 벤치에서 잡아줬다. 나도 코트에서 선수들끼리 뭉치자는 얘기를 했다”라고 말했다.
체육관을 가득 메운 안양 팬들의 데시벨도 점점 높아졌다. 2011-2012시즌 데뷔 후 줄곧 KGC에서만 뛴 오세근조차 “안양체육관이 이 정도로 뜨거웠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원래 세리머니를 많이 하는 성격이 아닌데 나도 모르게 하고 있더라. 이기고 싶은 마음이 강해서 동작도 컸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오세근은 이어 “팬들이 오늘(5일) 보내준 함성은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이제 마지막 경기만 남았다. 죽기 살기로 뛰겠다. 팬들이 오늘처럼 응원해주시면 꼭 우승할 거라 믿는다”라고 7차전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한편, 이날 경기에 앞서 오세근의 첫째 아들 지훈(6) 군은 어린이날을 맞아 시구에 임했다. “안양 파이팅!”이라 외친 후 코트에 선 지훈 군은 2번째 시도에서 슛을 성공, 아빠에게 힘을 실어줬다.

오세근은 “갑작스럽게 시구가 결정이 됐는데 아들이 슛을 넣어줘서 승리한 것 같다. 아들에게 좋은 추억이 됐으면 한다. 나도 우승해서 자랑스러운 아빠로 남을 수 있도록 끝까지 열심히 해보겠다”라며 웃었다.
#사진_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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