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는 물려주고 싶지 않았는데”…어쩔 수 없는 유전자의 실체 [Books]
첫째 딸이 태어나기만을 기다리던 과학 저널리스트 칼 짐머는 산부인과 담당의 제안으로 생전 처음 유전 상담사를 만난다. 상담사는 그에게 쉴 새 없이 질문을 던졌다. 가족과 집안의 혈통, 그로 인해 유발될 수 있는 질병들, 암으로 사망한 친척이 있는지와 뇌졸중을 앓던 이가 있었는지 등이다.
평생을 자부심으로 살아온 저자는 자신의 조상에 대해 아무 것도 답할 수 없자 혼란스러움에 빠졌다. 딸이 어떤 DNA와 유전학적 특성을 물려받아 살게 될지 장담할 수 없게 된 날이다. 이 일을 계기로 그는 수천 년간 부모에게서 자식으로 이어져온 유전의 역사를 파고들기 시작했다고 고백한다. 그는 “우리가 조상에게서 물려받은 유전자에 기대하는 바가 크면서도 마땅히 인정해야 할 곳에서는 유전의 역할을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유전이라는 어휘를 우리의 필요나 두려움이 반영된 정의가 아닌 유전의 본래 특성에 더 가까이 다가가 광범위하게 재정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신간 ‘웃음이 닮았다’는 저명한 칼럼니스트 칼 짐머가 유전 과학에 대한 역사를 흥미롭게 엮은 연대기다. 그에 따르면 20세기 초 탄생한 유전학은 인류의 삶을 뒤흔들만한 사건이었다. 책은 “인간이 유전에 대한 기존 개념과 가치를 유전자라는 언어로 해석해냈다”며 “유전자는 조상이 선사한 축복이자 저주가 됐다”고 정의한다. 작가는 근친혼과 유전병으로 얼룩졌던 합스부르크 가문의 이야기부터 유전자 가위 크리스퍼(CRISPR)기술까지 통찰력 있는 시각으로 유전학을 조명한다.
책 곳곳엔 유전학에 대한 저자의 애정이 담겨있다. 제목 ‘웃음이 닮았다’는 아내와 딸의 웃음이 닮았다는 점을 떠올리며 지었다. 표지엔 부모와 자식 간의 따뜻한 사랑이 감도는 화가 안토니 반 다이크의 ‘수잔나 프르망과 딸’이 그려져있고, 책머리엔 찰스 다윈이 남긴 “유전에 대한 모든 이야기가 경이롭다”는 문구가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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