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전환’ 속도내는 중국… 한국 대비책은
갈수록 심해지는 황사가 한반도에 상륙하는 가운데 중국은 ‘중국발 황사’라는 표현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황사의 발원지가 중국이 아닌 몽골이라며 중국 역시 피해자라는 주장이다.
황사가 중국발인지 몽골발인지 여부를 떠나 중국은 최근 환경에 공을 들이고 있다. 5일 환경부 등에 따르면 한국과 중국 환경 당국은 황사와 미세먼지, 녹조 등 환경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공동연구에 나서기로 했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장과 중국 생태환경부 소속 환경과학연구원장은 지난달 25일 중국 베이징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양국은 또 2017년 이후 중단됐던 한·중 환경건강포럼을 올해 안에 재개하고, 가뭄·녹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공동연구도 진행할 계획이다.
KIEP는 “중국의 이산화탄소 총배출량은 99억t(2019년 기준)으로 단일국가 중 가장 많은 탄소를 배출하고 있다”며 “에너지, 공업, 수송 분야에서의 녹색전환이 추진되는 공간으로서 도시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분야별 탄소 감축 나서는 중국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에너지 분야에서 비화석에너지의 생산 확대와 더불어 저탄소 에너지 공급체계 구축, 화석에너지의 저탄소·고효율 생산을 중심으로 정책을 추진 중이다. 이와 관련한 소재 공급 리스크에 대비해 관련 공동연구 등 기술협력을 추진하고, ‘한·중 원자력공동위원회’를 통한 양국의 원자력 발전 안전 도모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 보고서의 설명이다.
공업 분야에서는 범부처 차원의 협력과 정부 재정 지원 강화가 요구되며, 중소기업의 녹색전환 관련 전문 서비스업 육성 등이 과제로 꼽혔다. 중국은 오염·탄소배출 저감, 에너지 이용효율 증대, 자원 이용 수준 제고, 녹색 제조체계 구축 등을 추진 중이며 이를 토대로 지역별 협력 분야 등을 구상하고 있다.
전기차가 대세로 떠오른 중국은 교통 분야에서 배기가스 배출 저감, 신에너지 자동차 보급 확대, 녹색 교통기술 개발을 중점적으로 추진 중이다.
KIEP는 에너지 분야에서 중국 태양광 생산 관련 소재의 공급 리스크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알루미늄의 경우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산업 확산으로 중국 내 수요가 확대될 전망이다. 하지만 생산 과정에서 탄소가 많이 배출되기 때문에 향후 중국 내 생산이 제한되면서 수출이 영향받을 수 있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국의 중국산 알루미늄으로 만든 연선·케이블 등의 수입의존도는 2021년 97.5%에 달하며 특히 지난해 1∼8월은 99.1%로 대부분을 중국에서 수입했다.
현재 원전 53기를 가동 중인 중국은 2025년까지 현재 설비용량의 28.2%를 증가시켜 70GW까지 용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에 한국도 소형모듈원자로(SMR)의 국내 활용과 수출 등을 위해 중국이 추진하는 관련 시범사업 등을 연구 조사해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이를 위해 한·중 원자력공동연구회에서 지속적인 논의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공업 분야에서는 철강·시멘트 등 산업의 탄소배출 감축기술 협력 확대와 공업 녹색전환 중점지역과의 협력 확대 방안이 제시됐다. 다만 공업 분야도 에너지 분야와 마찬가지로 중국의 녹색 제조역량 제고에 따른 리스크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의 녹색 제조역량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향상될 경우 우리의 수출경쟁력과 중국 진출 한국기업의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중국이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탄소 고배출 업종인 광산업과 자원가공업의 생산·수출을 통제한다면 중국 광물자원과 관련 소재 등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해당 제품의 수입 물량과 가격 측면에서 충격을 받을 수 있어 이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보고서는 교통 분야의 경우 중국의 내연기관차 규제 강화에 관한 대응 방안 모색과 함께 녹색 교통기술 중점 추진 지역과의 협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우중 기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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