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남서울' 김비오 매서운 추격 … 대회 2연패 가시권

조효성 기자(hscho@mk.co.kr) 2023. 5. 5.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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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 매경오픈 2라운드
비가 오락가락하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한국의 마스터스' 제42회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화끈한 버디쇼가 펼쳐졌다. 5일 남서울CC에서 열린 대회 이틀째 경기에서 5언더파를 몰아치며 중간 합계 9언더파 133타를 만든 이정환을 비롯해 정찬민, 김비오 선수(왼쪽부터)가 리더보드 상단을 점령했다. 이충우 기자

"대회 출전에 앞서 타이틀 방어와 함께 '최초 대회 3승' 도전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왔다. 당연히 부담이 된다. 하지만 내 이름 앞에 '최초'라는 수식어 하나 붙이고 싶은 욕심은 숨길 수 없다."

지난해 GS칼텍스 매경오픈 우승자 김비오가 대회 2연패이자 첫 대회 3승을 향해 한발짝 더 다가섰다.

5일 경기도 성남 남서울CC(파71)에서 열린 제42회 GS칼텍스 매경오픈 2라운드. 첫날 4타를 줄였던 김비오는 이날 3언더파 68타를 기록하며 중간 합계 7언더파 135타로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 남자프로골프 대회 사상 가장 어렵다고 평가받는 16번홀(파4) 버디가 압권이었다. 대회 첫날 버디가 단 2개밖에 나오지 않은 '공포의 홀'. 김비오는 "저만의 공략법이 있다. 페어웨이 중간에 있는 왼쪽 벙커를 보고 넘기는 전략인데 마침 뒷바람도 살짝 불어 잘 넘어갔다"며 "175야드가량 남기고 친 두 번째 샷이 좀 짧았지만 그린 주변에서 친 14m 버디 퍼팅이 그대로 홀에 들어갔다. 운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긴장감에 스트레스와 압박을 많이 받았지만 근처에 집이 있어 경기가 끝나면 쉴 수 있다. 물론 아이들을 봐야 해 휴식은 어렵지만 골프에 대한 생각을 잠시 지울 수 있다"고 말한 김비오는 "남서울CC는 너무 어려워서 올 때마다 불안한데 이상하게 좋은 성적이 나와 자신감이 있다"고 털어놨다.

'디펜딩 챔피언' 김비오가 순위를 끌어올린 가운데 첫날 단독 선두로 나선 '한국의 욘 람' 정찬민은 강한 정신력을 앞세워 단독 선두 자리를 지켜냈다.

정찬민은 이날 1번홀 티샷이 크게 왼쪽으로 휘며 OB(아웃오브바운스)구역으로 들어가 더블보기를 기록했다. 무너질 수도 있는 상황. 하지만 정찬민은 이후 17개 홀에서 버디 6개와 보기 1개로 타수를 줄이며 결국 3언더파 68타로 경기를 마쳤다. 중간 합계 11언더파 131타로 단독 2위인 이정환보다 2타 앞섰다.

정찬민은 "1번홀에서 실수한 뒤 마음을 다잡으려고 노력했다. 어떻게든 버텨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경기를 돌아본 뒤 "이후 최대한 드라이버를 안 잡고 우드와 아이언으로 티샷을 했다. 장타에 대한 욕심은 버렸다. 단타자가 되어도 좋으니 우승을 하고 싶다. 챔피언으로 불리는 게 목표"라고 말하며 우승에 대한 간절함을 드러냈다.

정찬민은 '구름 관중'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난 관심받는 것을 좋아한다. 주말에 관중과의 만남이 기대된다"고 웃어 보인 뒤 "남은 이틀 전략은 변함없이 인내하면서 기회를 기다리는 것"이라며 욕심을 감추지 않았다.

이날 '예비역 3년 차' 이정환은 중간 합계 9언더파 133타로 단독 2위로 올라서며 개인 통산 3승이자 전역 후 첫 우승 기회를 잡았다.

이정환은 "초반에는 비가 와서 조금 어렵게 경기를 했지만 비가 그친 후반에 6타를 줄였다"고 돌아본 뒤 "퍼트가 잘 들어가니 골프가 무척 재미있었다. 중거리 퍼트가 들어가준 덕분에 순위를 크게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당연히 목표는 우승. "선두권에 오르니 우승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각오를 밝힌 이정환은 "지난겨울 내 골프에 대한 확신이 생기고 원하는 골프에 거의 다가갔다는 기분이 들었다. 다른 대회도 아닌 GS칼텍스 매경오픈인 만큼 우승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고 다짐했다.

아티루지 위나이차로엔차이(태국)와 정한밀, 황인춘이 중간 합계 6언더파 136타로 공동 6위, 박은신, 니티톤 티퐁(태국), 문도엽이 중간 합계 5언더파 137타로 공동 9위를 기록하며 둘째 날 경기를 마쳤다.

이날 남서울CC는 비로 인해 트레이드마크인 유리판 그린이 부드러워져 선수들이 공격적인 경기를 펼쳐 언더파가 쏟아졌다. 버디쇼가 펼쳐진 이유가 있다. 바로 페어웨이에 떨어진 볼을 닦고 칠 수 있는 '프리퍼드 라이 룰'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선수들은 페어웨이만 지켰다면 디벗에 빠진 볼도 꺼내 닦은 뒤 한 클럽 거리 내에서 좋은 곳에 놓고 경기를 했다. 김비오는 "프리퍼드 라이 룰 적용으로 2타 이상 줄이는 효과를 봤다"고 설명했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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