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 Recipe] 스트레스 관리

2023. 5. 5.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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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게 보면 약이 된다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으로 지목된다. 괜한 남 탓이 아니다. 여러 실험에서 스트레스가 질병을 일으키는 주요 인자로 밝혀졌다. 그런데 모든 스트레스가 모두에게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어떤 스트레스는 누군가에게는 긍정적 자극이 되고 질병 저항력을 높여 건강을 도모한다.
(사진 언스플래시)
스트레스의 두 얼굴
스트레스의 어원은 ‘팽팽하다’ ‘좁다’를 의미하는 라틴어 ‘스트릭투스(strictus)’다. 대개 스트레스는 나쁜 것으로 인식하지만, 이 용어를 처음 의학계에 도입한 캐나다 몬트리올대학교의 한스 셀리에(Hans Selye) 박사는 스트레스를 두 가지로 구분했다. 삶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유스트레스(eustress)’와 우리가 익히 아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디스트레스(distress)’다. 그런데 호불호의 감정과 판단을 배제하고 생리적 반응만 보자면 유스트레스와 디스트레스는 같은 신체 반응을 유발한다.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혈관으로 피가 몰리며, 신경이 예민해지고 주의가 집중되는 반응 등이다.
외부 자극이나 변화에 대한 개인의 반응 또는 적응 능력에 따라 스트레스는 유스트레스가 되기도 하고 디스트레스가 되기도 한다는 결론이다. 예를 들어 보자. 직장에서 다른 부서로 발령을 받았을 때, A는 업무 능력 범위를 넓히는 기회로 받아들여 긴장과 흥분을 즐기는 반면, B는 새로운 부서에서 잘 해내지 못할까 봐 불안해 한다. ‘부서 이동’이라는 스트레스 요인이 A에게는 유스트레스로, B에게는 디스트레스로 작용한 셈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스트레스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힌트를 발견할 수 있다. 애초 스트레스는 중립적이다. 다소간의 압박감을 주는 디스트레스라도 적극적으로 반응하면 유스트레스로 전환이 가능하다. 고된 일과를 마친 저녁, 오늘은 운동을 건너뛸까 고민하던 경험을 떠올려 보자. 수영장에 가야 한다고 말하는 나와 가기 싫은 내가 싸우는 것은 디스트레스가 된다. 하지만 디스트레스를 끊고 수영장에 가 운동을 마치고 나오면서 ‘역시, 오길 잘했어’라고 생각하는 순간 디스트레스는 유스트레스로 바뀐다. 이 같은 경험이 쌓이면 스트레스를 바라보는 관점을 긍정적으로 전환할 수 있다.
없애려 말고 해석을 바꾸라
근원적으로 스트레스는 생존과 직결된 개념이다. 환경 변화와 새로운 자극에 맞닥뜨렸을 때 재빨리 위기 상황을 감지하고 도망가거나 맞서 싸울 수 있는 준비를 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스트레스의 주요 역할이기 때문이다. ‘스트레스 호르몬’이라 불리는 코르티솔도 건강을 위해서는 필요하다. 각종 항염증 작용을 하고 소화 기능과 성장에 두루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양이다. 스트레스가 지속돼 코르티솔 분비가 과도할 때 우리는 두통, 소화 장애, 만성피로, 불면증 같은 증상에 시달린다. 전문가들도 스트레스가 완전히 제거된 상태를 건강하다고 보지 않는다. 스트레스를 무조건 회피하거나 극도로 제한하는 반응이 몸과 마음을 해칠 뿐, 적당한 스트레스는 질병 저항력을 높여 건강을 유지시키는 필수 요소라고 말한다.
그러므로 스트레스 관리의 목적은 스트레스를 없애는 것이 아니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발생할지 모르는 스트레스를 모두 없애는 것은 애초 불가능하다. 중요한 것은 스트레스를 나에게 도움이 되는 자극으로 바꾸는 데 에너지를 집중하는 일이다. 성공 경험을 쌓아 나가는 재료로, 삶의 질과 활력을 높이는 자극제로, 또한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고 연대하는 매개체로 스트레스를 해석하고 능동적으로 수용한다면 일상이 디스트레스보다 더 많은 유스트레스로 채워질 것이다.
[글 송이령(프리랜서) 사진 언스플래시]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78호(23.5.9)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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