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달’ 늘어나는 어린이 車사고…특히 조심해야 하는 시간대는
최근 5년간 ‘가정의달’인 5월에 발생한 중상 이상(중상·사망)의 어린이 교통사고가 연평균 대비 1.4배로 연중 가장 높은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평일은 등·하교시간, 주말에는 정오부터 오후 4시 사이 어린이 교통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5일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가 중상 이상 어린이(만 0∼12세) 교통사고 피해 건수를 월별로 비교한 결과에 따르면 5월 교통사고 피해는 연평균 대비 1.4배로 연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연구소는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발생한 어린이 교통사고 피해 11만1530건을 분석했다. 연구소 관계자는 “봄철 계절적 특성으로 어린이들의 외부 활동이 증가하고 가정의달 영향으로 차량 통행이 늘어 어린이 사고 피해 건수도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상사고까지 포함할 경우 5월 어린이 관련 교통사고 피해 건수는 연평균 대비 1.2배로, 8월과 10월에 이어 3번째로 많았다.
보험개발원이 시간대별로 어린이 피해 발생 비율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평일은 오전 8시와 오후 4시가 각각 7.8%, 12.1%를 차지하는 등 등교시간대(오전 8시)와 학교 수업 종료 후 이동하는 과정(오후 4시∼6시)에서 사고가 많이 발생했다. 주말에는 정오(11.2%)부터 오후 4시(10.1%) 사이가 각각 10% 이상을 차지했다.
어린이날(5월5일) 당일에 발생하는 어린이 교통사고는 평소 주말보다 더 많았다. 2020∼2022년 어린이날에 발생한 어린이 교통사고 피해자는 평균 506명으로 평소 주말(일평균 349명)보다 45% 많았다. 3년간 어린이날 전체 사고 피해자 수 평균(4764명)이 주말 일평균(4595명) 대비 4% 증가한 것과 대비된다. 보험개발원은 “어린이날 당일에는 어린이를 위한 행사가 많은 만큼 어린이가 사고에 노출되지 않도록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어린이는 중대 법규 위반 사고에도 더 취약했다. 보행 중 사고가 많은 어린이 사고 특성상 횡단보도에서 일어난 사고의 비중이 최근 3년간 13.4%로, 전체 평균(12.5%)보다 높았다. 음주운전 사고도 10.6%로 전체 평균(9.1%)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학년별로는 1학년(8095명), 2학년(8024명), 3학년(7581명) 순으로 초등학교 저학년 피해자가 고학년보다 많았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어린이날 및 석가탄신일 대체휴일 등 연휴에 자동차 통행량이 특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어린이 교통사고를 포함한 자동차 사고에 유의해야 한다”며 “중상 사고를 당한 어린이 10명 중 3명은 안전벨트를 미착용한 것으로 나타나 안전벨트 착용을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실제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가 초등학생 1430명과 학부모 1259명을 대상으로 교통안전 실태를 설문해보니 차량 탑승 시 안전벨트를 착용한다는 답변은 초등학교 저학년이 77.2%, 고학년은 68.8%에 그쳤다. 특히 초등학교 6학년은 전체의 17.6%가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부모 응답자 중 83.4%는 자녀의 안전벨트 착용을 확인한다고 답했으나, 어린이는 전체의 61.6%만 부모가 본인의 안전벨트 착용을 확인한다고 응답했다. 연구소는 “차량 주행 중 자녀의 안전벨트를 착용해주다가 브레이크를 놓쳐 사고가 발생하거나 조수석에서 안전벨트를 미착용한 어린이가 급정지로 차량 앞유리에 충돌한 사례가 있다”면서 “차량 출발 전에 자녀가 안전벨트를 착용했는지 확인이 꼭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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