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는 아직 ‘윤 대통령’ 모르는데, MS 빙은 정부 1년 성과 말해
“윤석열 대통령은 출범 1년을 맞아 국정과제 성과자료집을 만들어 공공기관 등에 배포했습니다. 자료집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 정부는 노동개혁, 경제 규제 개혁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5일 마이크로소프트(MS)의 검색엔진 빙(Bing)에 ‘출범 1년을 맞은 윤석열 대통령의 성과에 대해 알려줘’라고 물었더니 이 같은 답변을 내놨다. MS는 4일(현지시간) 자사 계정 소유자는 누구나 이날부터 새로운 빙을 이용할 수 있게 공개했다.
빙의 기본 기능은 현재 무료로 공개된 오픈AI의 챗GPT 인공지능(AI) 챗봇과 거의 같다. 앞서 MS는 챗GPT에 투자했다.
챗GPT는 2021년 9월 데이터까지 학습돼 당시까지 ‘한국 대통령은 문재인이었다’는 답을 제시한다. 이에 반해 빙은 챗GPT 최신 버전인 GPT-4를 기반으로 해 1시간 전까지의 데이터를 반영해 실시간에 근접한 정보를 보여준다.
답변 스타일은 사용자 취향에 따라 ‘창작’ ‘균형 잡힘’ ‘정확함’ 중 선택해 제공받을 수 있다. 또 빙은 답변 아래에 참고할 수 있는 언론사와 공공기관 홈페이지 등 이용자가 정보를 직접 찾아 확인할 수 있는 사이트 링크도 표시해 신뢰도를 높였다. 반면 챗GPT는 답변시 출처를 밝히지 않는다. 빙은 첫 질문과 관련해 참고할 만한 연관 질문들도 함께 제시해 검색을 계속 이어가게 만든다.
MS의 빙 전면 공개는 올해 2월 선보인 지 3개월 만이다. 그간 빙을 쓰려면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뒤 일정 기간 기다려야 했지만, 이제는 MS 계정이 있으면 PC와 모바일에서 누구나 빙을 쓸 수 있다.
새로운 빙 서비스는 AI 챗봇을 탑재한 검색엔진 시장을 선점하려는 것으로, 경쟁자이자 ‘검색의 제왕’인 구글의 연례 개발자회의를 앞두고 나왔다. 구글은 세계 검색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지만, AI 챗봇을 얹은 빙 같은 검색엔진은 아직 전면 공개하지 못 했다. 이에 구글도 오는 10∼11일 예정된 개발자회의에서 자체 AI 챗봇 바드(Bard)를 탑재한 검색엔진을 전면 공개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MS는 검색 엔진 빙을 통해 구글이 지배하고 있는 검색 시장을 재편하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MS는 검색 시장에서 점유율을 1%포인트 올릴 때마다 20억 달러(2조6550억원)의 수익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 검색 시장에서 MS의 점유율은 약 4%에 그친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1분기 실적 발표 후 가진 콘퍼런스콜에서 “챗GPT 탑재 후 빙 다운로드가 크게 증가했다”며 “현재 빙 하루 이용자가 1억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날 전면 공개와 함께 빙에 새로운 기능도 추가했다. 빙에게 묻고 답한 ‘대화 기록’을 남겨서 이전 대화로 돌아갈 수 있고, 대화 내용을 MS 워드 문서 파일로도 보낼 수 있다. 또 레스토랑 예약 앱 오픈테이블(OpenTable) 등과 통합해 대화하면서 바로 레스토랑을 예약할 수 있다고 MS는 설명했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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