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 선두 울산, 대구 3-0 격파…수원은 11경기 만에 첫 승(종합)
'감독 경질' 전북은 서울과 1-1 비겨…구스타보, 11초 만에 골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이의진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디펜딩 챔피언 울산 현대가 대구FC를 상대로 쾌승을 챙기며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도 초반부터 선두를 질주했다.
울산은 5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11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대구를 3-0으로 물리쳤다.
시즌 개막 후 11경기에서 9승을 쌓은 울산은 승점을 28로 올리며 초반 선두를 질주했다. 개막 6연승을 달리다 7, 8라운드에 1무 1패로 주춤했지만, 다시 3연승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우승을 차지한 지난 시즌에도 울산은 첫 11경기에서 8승 2무 1패를 거둬 초반부터 독주 체제를 굳혔다.
2위 FC서울(6승 2무 3패·승점 20)과 승점 차는 8로 벌렸다.
반면 시즌 4패째를 당한 7위 대구(3승 4무·승점 13)는 중·상위권으로 올라설 기회를 놓쳤다.
울산은 전반 11분에 나온 황재환의 K리그 데뷔골로 앞서갔다.
마틴 아담이 후방에서 넘어온 롱 패스의 방향을 '원터치'로 돌려놓은 게 그대로 페널티지역으로 침투한 황재환의 발에 정확히 얹혔고, 황재환이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전반 38분에는 바코의 추가 골도 터졌다.
페널티아크 뒤편에서 고재현과 경합을 이기고 공을 잡은 바코가 시원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기세가 오른 울산은 2분 만에 3-0을 만들었다.
이번에도 마틴 아담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지역으로 성큼 전진한 황재환이 또 한 번 반대편 골대 구석을 찔러 멀티 골을 완성했다. 올 시즌 22세 이하(U-22) 자원 중 멀티 골을 터뜨린 건 황재환이 처음이다.
전반 점유율에서 28%-72%까지 밀린 대구는 후반 시작 후 20분 만에 3차례 슈팅을 기록하는 등 울산을 수세로 몰아갔다.
고재현과 이근호가 양 측면을 공략하며 후반의 주도권을 대구 쪽으로 가져왔지만, 3골을 앞선 울산 수비수들이 페널티지역 근처에 집중력을 발휘해 공세를 막아내며 승리를 지켰다.
2위 서울은 전북 현대와 안방에서 1-1로 비기며 승점 1을 나눠 가졌다.
2017년 7월 이후 전북과의 18차례 맞대결에서 무승(5무 13패)이 이어진 서울은 승점 20으로 울산을 힘겹게 추격했다.
성적 부진으로 전날 김상식 감독이 물러나고 김두현 수석코치의 대행 체제가 된 전북은 최근 3경기 1무 2패의 부진 속에 10위(3승 2무 6패·승점 11)에 그쳤다.
위기의 전북이 경기 시작 11초 만에 포문을 열었다.
경기 시작과 함께 오른쪽 측면에서 애매하게 이어진 서울의 백패스를 끊어낸 구스타보가 그대로 페널티 지역 안으로 들어가 오른발로 선제골을 안겼다.
2021시즌 15골, 지난 시즌 8골을 넣었던 구스타보의 이번 시즌 리그 첫 득점포였다.
이 골은 K리그 역대 최단 시간 득점 타이기록도 만들어냈다. 2007년 5월 23일 당시 인천 유나이티드 소속 방승환이 포항 스틸러스와의 경기에서 전반 11초 만에 골을 넣은 바 있다.
서울은 전반 27분 나상호가 중앙을 돌파해 수비를 무너뜨리고 시도한 슛이 전북 수비의 태클에 막힌 뒤 임상협의 슛이 골 그물을 흔들었으나 이 과정에서 임상협의 핸드볼 파울이 비디오 판독(VAR)으로 지적되면서 동점 골 기회를 놓쳤다.
전북은 전반전 막바지 부상 탓에 아마노 준을 안드레 루이스로 바꿨고, 서울은 오스마르를 박동진으로 교체하는 공격적인 변화로 후반전을 시작했다.
전북은 선제골의 주인공인 구스타보도 들것에 실려 나가며 후반 16분 하파 실바로 교체하는 부상 변수가 이어졌다.
경기 시작부터 이어지던 빗줄기가 점차 거세져 후반 20분 이후엔 '폭우'가 쏟아진 가운데 서울은 후반 32분 균형을 맞췄다. 나상호가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박동진이 머리로 받아 넣었다.
이번 시즌 7골로 득점 선두를 달리는 나상호는 시즌 첫 도움을 작성했다.
개막 후 10경기(2무 8패)째 승리가 없던 최하위 수원 삼성(승점 5)은 새 감독 선임 직후 드디어 염원하던 첫 승전고를 울렸다.
인천 유나이티드와 원정 경기에서 1-0으로 이기면서 올 시즌 처음으로 승점 3을 챙겼다.
지난달 17일 성적 부진의 책임을 물어 이병근 감독을 경질한 후 최성용 수석코치 체제로 시즌을 치르는 수원은 강원FC를 이끌었던 김병수 감독을 새 수장으로 낙점한 상태다.
10일 전북과 홈 경기부터 그라운드에 나서는 김 감독이 관중석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전반 29분 수원의 주장 이기제의 왼발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페널티아크 뒤편에서 찬 이기제의 왼발 프리킥이 날아가던 중 뚝 떨어지며 민성준 골키퍼의 손을 지나 골망을 흔들었다.
수원은 후반 16분 이기제와 한호강이 페널티지역에서 패스하는 중에 실수를 저지르며 실점 위기를 맞았다.
제르소가 재빨리 달려들어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양형모 골키퍼가 넘어지면서 막아내 인천이 아쉬움을 삼켰다.
후반 35분에도 양형모는 팀을 구해냈다.
문전에서 혼전 끝에 흐른 공을 낚아채 권한진이 왼발로 강하게 찬 게 막아내려 전진한 양형모의 몸에 맞고 크로스바를 넘었다.
이후 인천이 주도권을 쥐고 공세를 폈지만 라인을 내린 채 '굳히기'에 들어간 수원의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5패째를 당한 9위 인천(3승 3무·승점 12)은 중위권 도약에 실패했다.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엔 3만7천8명이 들어찼고, 위르겐 클린스만 국가대표팀 감독도 현장에서 지켜봤다. DGB대구은행파크에 1만1천929명,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는 8천637명의 관중이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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