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양보에 박광온 "그래도 李 먼저"…野 내부서도 의견 다양

문창석 기자 2023. 5. 5.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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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이 여야 원내대표단과 회동을 주선한 것에 대해 '야당 대표를 먼저 만나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그는 지난 2일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과의 회동에서도 윤 대통령의 여야 원내대표단 회동을 제의받자 "1년 동안 야당 대표와 회동이 없었다는 게 아쉽다"며 자신이 먼저 윤 대통령을 만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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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온 "尹, 하루 속히 야당 대표 만나는 게 순리"
당내에선 李 '패싱' 불만…현실적 선택이란 의견도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2023.5.4/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이 여야 원내대표단과 회동을 주선한 것에 대해 '야당 대표를 먼저 만나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당내에선 대통령이 제1야당 대표를 '패싱'하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는 가운데 현실적으로 원내대표 회동이라도 먼저 하는 게 최선이라는 주장까지 제기되는 등 의견이 분분하다.

이런 가운데 박 원내대표는 5일 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을 통해 "대통령께서 민생 회복과 정치 복원을 위한 좋은 길을 선택해 주실 것을 다시 한번 정중히 요청 드린다"고 밝혔다.

지난 4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이 야당 대표를 만나는 것이 여러 사정으로 어렵다면 원내대표와 만나는 것도 괘념치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 원내대표는 "이 대표의 말은 국가적인 위기 상황에서 우리 정치가 하루빨리 정상화 되길 바라는 충정에서 하신 말로 이해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대통령께서 하루속히 야당 대표와 먼저 만나 국가 위기의 극복 방안을 논의하는 게 순리이고, 순서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2일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과의 회동에서도 윤 대통령의 여야 원내대표단 회동을 제의받자 "1년 동안 야당 대표와 회동이 없었다는 게 아쉽다"며 자신이 먼저 윤 대통령을 만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대통령실은 이 대표와의 만남을 부담스러워하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취임 후 한 번도 야당 지도부와 공식 회동을 가진 적이 없다. 가장 큰 요인은 현재 진행 중인 이 대표의 '대장동 특혜개발' 수사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많다.

지난해 3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 초청 3차 법정 TV 토론회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옆을 지나가고 있다. 2022.3.2/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하지만 민주당 내에선 대통령이 제1야당 대표를 '패싱'하고 있다는 불만이 적잖다.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이 박 원내대표를 먼저 만나는 것에 대해 "지도부 입장에선 당연히 반대"라며 "여당 입장에서도 김기현 대표 빼고 윤재옥 원내대표만 갈 것인가.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 입장에서도 자신이 대통령을 먼저 만나는 모양새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이 대표는 이미 '괘념치 않겠다'고 했고, 본인은 정말로 신경 쓰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박 원내대표가 정말로 대통령을 먼저 만난다면 '윤 대통령의 이재명 패싱에 왜 장단을 맞춰주느냐'는 당내 반발도 나올 수 있어 고민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1년 넘게 대통령과 야당 대표의 회동이 없는 상황에선 현실적으로 원내대표 회동이라도 하는 게 최선이라는 시각도 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실에선 야당의 지방자치단체장까지 만나겠다는 이야기도 나오는 등 형식이 너무 파괴되니까 당 입장에선 정치의 복원을 위해 대승적으로 포용하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 회동은)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며 "이번에는 원내대표를 만났지만 '이 대표는 왜 못 만나느냐'는 얘기가 분명히 나올 것인데, 그런 부분이 어느 정도 조율되는지가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한편 윤 대통령의 여야 원내대표단 회동 추진에 대해선 이 대표와 박 원내대표가 서로 의견을 나눴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권 수석대변인은 '당대표와 원내대표의 소통이 있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게 알고 있다"고 밝혔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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