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짱 뜨자"…경찰관 폭행한 10대 부모 "영상유출 처벌해달라"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경찰관에게 욕설하고 폭력을 행사한 10대 소년의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된 가운데 소년의 부모가 영상유출자를 찾아 처벌해 달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SNS 갈무리)

5일 천안 동남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A(14)군의 영상이 온라인을 통해 유출된 후 A군의 부모가 경찰서를 찾아와 진정서를 제출했다.

논란이 된 영상에는 A군이 한 경찰서에서 수갑을 찬 채 경찰관을 발로 차고 욕설을 쏟아내는 모습이 담겼다.

당시 A군은 수갑을 찬 손목을 내밀며 “이거(수갑) 풀어 달라. 꽉 묶었다”면서 경찰관을 밀치고 수차례 욕을 했다. 이에 경찰관이 “그만하고 앉아 있으라”며 그를 제지하자 경찰관에게 스윽 다가가 조끼에서 수첩과 볼펜을 꺼내는 기행도 벌인다. 이 과정에서 A군은 경찰관의 배를 발로 차기도 했다.

A군은 같은 달 17일 택시요금을 내지 않아 충남 천안 동남경찰서 관내 파출소에 붙잡혀왔지만 촉법소년인 만 13세 중학생으로 형사처벌 없이 보호처분만 받고 풀려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영상유출자와 유출 경위를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부모가 직접 진정서를 경찰에 제출했고 이를 바탕으로 조사가 진행 중”이라면서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애초 해당 영상은 한 누리꾼의 개인 SNS(소셜미디어)에 올라왔지만 다른 누리꾼이 이를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재하면서 빠르게 확산했다.

이에 영상을 접한 이들은 촉법소년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경찰관의 미온적 태도를 지적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경찰 일선에서는 물리력을 쓸 경우 시비에 휘말릴 수 있는 만큼 ‘무대응이 최선’이라는 반응이다.

게다가 경찰관 폭행을 비롯한 공무집행방해 사범 처벌이 관대하는 점도 물리적 행사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경찰청에 따르면 2021년 1∼11월 발생한 공무집행방해 사건 7001건 중 경찰관을 대상으로 한 사건(5825건)이 차지하는 비율은 83.2%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21년 한 해 동안 1심 판결이 선고된 공무집행방해 사건 6천54건 중 실형은 1242건(17.8%)에 그쳤다. 절반에 가까운 3179건(45.7%)은 징역형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2193건(31.5%)은 벌금형이었다.

김민정 (a20302@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