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천화동인 6호 실소유자’ 조우형 영장 재청구 검토

천화동인 6호의 실소유자인 조우형씨의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검찰이 보강수사에 나섰다.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조씨를 이른바 ‘대장동 일당’의 공범으로 보고 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는 법원의 영장 기각 사유를 검토하며 조씨에 대한 보강수사에 착수했다. 영장 기각 사유 분석을 토대로 조씨의 구속영장을 재청구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천화동인 6호(대장동 개발사업의 민간업체 화천대유자산관리의 관계사) 실소유주 의혹을 받는 조우형 씨가 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이를 위해 검찰은 조씨가 배당받은 개발이익 283억의 사용처 등 자금흐름을 면밀히 살펴볼 계획이다. 또한 조씨가 2009년 부산저축은행 대출 불법 알선 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도 박영수 전 특별검사를 변호사로 선임한 덕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는 ‘부실수사 의혹’도 살펴볼 방침이다.

서울중앙지법 이민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공범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이 이미 동일한 사실관계에 기초한 범죄로 기소돼 별도의 형사재판이 진행 중이고, 관련자 상당수가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는 이유다. 검찰이 이미 충분한 증거를 수집했다는 점도 고려됐다.

조씨는 2015년 3∼4월 대장동 개발사업 과정에서 서판교터널 개설 정보 등 성남시 내부 비밀을 이용해 초기 사업자금을 조달하고, 올해 1월까지 민간업자들과 함께 총 7886억원 상당의 불법 개발이익을 챙겼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로 인해 성남도시개발공사가 4895억원 상당의 손해를 봤다고 보고 있다. 조현성 변호사를 서류상 명의자로 내세워 천화동인 6호를 실소유하면서 배당이익 283억원을 받아 범죄수익을 은닉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지난 1일 조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조씨는 앞서 2015년 부산저축은행에서 1155억원의 대출을 불법 알선한 대가로 민간업자 이강길씨로부터 10억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이 확정된 바 있다. 대장동 사업 초기인 2009년에도 부산저축은행 대출 불법 알선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지만 당시엔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이때 조씨의 변호인은 박영수 전 특별검사였다.

유경민 기자 yook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