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은 늘고 학생은 무시 "교사 못해먹겠어요"

한상헌 기자(aries@mk.co.kr) 2023. 5. 5.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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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들이 사라진다
업무 부담 더 심해지는데
처우 개선은 '감감무소식'
저연차 교사 이탈 빨라져
명퇴가 정년보다 더 많아
교권추락 막을 대책 시급

안정적이면서도 처우가 괜찮다고 여겨 인기 직종이었던 교사란 직업에 대한 인식이 최근 들어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튜브 등에서는 최근 교사를 그만뒀다는 영상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교사를 비교적 젊은 나이에 그만둔 이들은 "동료 교사, 학부모, 학생들의 눈치를 보며 사는 게 힘들었다" "처우가 만족스럽지 않다" "업무 외에 생활지도와 잡무 등 스트레스가 많다" 등 다양한 문제를 하소연했다.

실제 일선 학교에서 젊은 교사들의 이탈은 적지 않은 숫자를 보였다. 5일 권은희 국민의힘 의원실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2021년 5년간 전국 국공립 초·중·고교에서 근속연수 5년 미만인 퇴직 교사 수는 1850명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에는 초등학교 교사가 1242명으로 67.1%를 차지했다. 비교적 낮은 연차인 5년 이상부터 15년 미만의 퇴직 교사 수도 2832명에 달했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교원 감축 기조에 들어가며 교사 수가 줄어들면서 상대적으로 교사들이 처리해야 할 업무가 증가하고 있는 것도 교사 이탈의 한 원인으로 꼽힌다. 교육부의 공립 초·중등 교과 교사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초등학교 교사 신규 합격자는 3565명으로 최근 5년간 가장 낮았다. 2022년 중학교 교사 신규 합격자도 4178명으로 갈수록 낮아지는 추세다.

다른 통계 수치에서는 정년퇴직 비율보다 명예퇴직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 정년인 62세를 채우지 못하고 떠나는 교사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한국교육개발원의 2022년 교육통계 분석 자료집에 따르면 2021년 중학교 교원 전체 퇴직률이 4.1%인데 이 중 명예퇴직률이 2.5%로 201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정년퇴직률이 1.3%이고, 질병·사망·결혼 등으로 인한 기타 퇴직률은 0.3%였다. 고등학교 교원 퇴직률은 4.2%인데 이 중 명예퇴직률이 2.1%로 절반 수준을 기록했다. 나머지 비중인 정년퇴직률은 1.5%였고, 기타 퇴직률은 0.6%였다.

교원단체는 교권 침해로 인한 교사의 지위 하락이 이 같은 이탈의 원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지난 4월 교원 생활지도권 강화를 위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해 교육부에 공식 전달했다. 학생이 수업 방해, 문제행동 등 교권 침해 시 교육활동 장소 내 특정 공간으로 이동, 교실 퇴장, 반성문 등 과제 부과 같은 즉각적인 지도·조치가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이처럼 현장 교사들은 문제행동 학생에 대해 즉각적으로 할 수 있는 구체적인 지도와 제재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조성철 한국교총 대변인은 "(교사들이 떠나는 데 있어) 교권 추락, 갈수록 열악해지는 처우, 열정을 잃고 실망하게 만드는 교원 평가제도나 비본질적인 행정 잡무가 원인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젊은 선생님이 들어왔다가 나가는 상황이 많아진다면 더 심각하게 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 의원은 "최근 학교 현장에서 교사들이 업무 과로와 교권 추락 등을 이유로 교직을 떠나고 있다"며 "교육부와 교육청은 교사들이 교직을 벗어나지 않도록 다양한 제도적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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