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소음' 때문에 죽은 앵무새만 427마리...대법 "건설사 책임"
반복되는 공사 소음과 진동 속에서 앵무새가 집단 폐사했다면 공사를 한 건설사에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습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앵무새 사육사 A씨가 건설사들을 상대로 청구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수원고법으로 돌려보냈습니다.
경기도 안양에서 앵무새 사육·번식·판매장을 운영하던 A씨는 2017년 1월부터 12월까지 키우던 앵무새 427마리가 이상 증세를 보여 잇따라 폐사하는 아픔을 맛봤습니다.
A씨는 그 원인이 바로 옆 건물 공사 현장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으로 봤습니다. 그해 3월부터 12월까지 안양시청에 16차례에 걸쳐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앵무새의 연쇄 죽음을 막지 못했습니다.
A씨는 "앵무새는 먹이사슬의 최하단이어서 포식동물의 접근을 조기에 감지하고 생존하기 위해 소음·진동 등 외부 자극에 매우 민감한 특성이 있다"며 건설사들을 상대로 재산상 손해 2억5천여만 원, 위자료 1억 원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1심 재판부는 당시 안양시청이 14차례 측정한 소음 수준이 54.0㏈∼68.5㏈로 생활소음 규제기준인 70㏈ 이하였고 소음·진동을 앵무새의 이상증세나 폐사의 원인으로 인정하기 어렵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했습니다.
A씨는 2심에서 환경오염이나 훼손으로 피해가 발생할 경우 그 원인자가 배상해야 한다는 환경정책기본법을 근거로 다퉜으나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에서 정한 가축 피해에 관한 소음기준 60㏈을 넘기는 했지만 건축사들이 방음벽을 설치하는 등의 노력을 보였던 점을 고려하면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결론이었습니다.
대법원은 그러나 "원고에게 발생한 손해는 사회통념상 '참을 한도'를 넘는 피해"라며 원심을 파기 환송했습니다.
재판부는 "위법성을 판단하는 기준은 일반적으로 참아내야 할 정도인 참을 한도를 넘는 지 여부"라며 "행정법규 기준은 최소한의 기준으로 이에 형식적으로 부합한다고 하더라도 참을 한도를 넘는 경우 위법행위로 평가할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이어 "소음으로 관상조류 폐사 피해가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와 감정 내용을 보면 공사 소음이 폐사에 기여한 정도는 상당하다고 볼 수 있다"며 "방음벽을 설치했으나 공사 시작 후 6∼7개월 뒤여서 효과적으로 대응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서예림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ylanastasia776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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