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구스타보 '최단 시간 골'…어린이날 빗속 혈투

김두현 감독대행 체제로 서울 상대
11초 만에 선제골 넣고도 1-1 무승부

FC서울 기성용이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1 전북 현대와의 경기에서 상대 태클에 걸려 넘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김두현 감독대행 체제로 첫 경기를 치른 전북 현대가 구스타보의 ‘역대 최단 시간 골’에도 불구하고 FC서울과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전북은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11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서울과 1-1로 비겼다. 구스타보가 킥오프 11초 만에 서울 이태석의 패스를 낚아채 날카로운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지만, 이를 끝까지 지켜내지 못했다. 구스타보의 이날 골은 2007년 5월 23일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뛰던 방승환이 포항 스틸러스를 상대로 넣었던 K리그 최단 시간 득점과 타이 기록이다.

전날 김상식 전 감독이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 전북은 이날 김두현 수석코치가 지휘봉을 잡고 반등을 노렸지만, 3경기 연속 무승(1무 2패)에 그쳤다. 리그 순위도 밑에서 세 번째인 10위로 제자리걸음했다.

서울도 ‘전설(전북·서울)매치 징크스’ 탈출을 노렸지만 끝내 이를 깨지 못했다. 서울은 2017년 7월 2일 전북에 2-1로 승리한 이후 18경기 연속 무승(5무 13패)을 이어가고 있다. 승점 20(6승 2무 3패) 고지를 밟은 서울은 한 경기를 덜 치른 3위 포항(승점 19)과의 승점 차를 1점으로 벌리며 2위 자리를 고수했다.

전북은 1-0으로 앞선 전반 40분 일본인 미드필더 아마노 준이 부상으로 실려 나가는 악재를 만났다. 반면 서울은 후반 시작과 함께 준비된 카드를 꺼내 들었다. 수비수 오스마르를 대신해 공격수 박동진을 투입해 화력을 키웠다.

오히려 전북이 먼저 후반 27분 결정적인 추가 득점 기회를 맞았지만 놓쳤다. 역습 찬스에서 문선민이 하파 실바에게 패스를 찔러줬고, 이를 잡은 하파 실바가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서 슈팅을 때렸다. 그러나 공은 골키퍼의 손을 맞고 라인 밖으로 나갔다.

위기를 넘긴 서울이 결국 동점골을 터트렸다. 후반 32분 나상호의 크로스를 박동진이 헤더로 마무리했다. 이후 양팀은 결승골을 넣기 위해 치열한 수중전을 펼쳤지만,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하고 승점 1을 얻은 것에 만족해야 했다.

어린이날인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엔 공식 집계 기준 3만7,008명의 관중이 운집해 빗속에서도 뜨거운 승부를 즐겼다. 4월 8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서울-대구전(4만5,007명)에 이어 이번 시즌 두 번째로 많은 관중이며 K리그가 유로 관중 집계를 시작한 2018년 이후 어린이날 역대 최다 관중이다.

박주희 기자 jxp938@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