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부총리'들로 왁자지껄 집무실… 현직 추경호, 땀 뻘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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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기획재정부 공무원들의 무미건조한 구둣발 소리만 울리는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1층 로비.
활짝 열린 집무실로 들어간 아이들은 부총리 책상에 앉아 '미래 부총리'를 꿈꿨다.
추 부총리는 "기재부 직원들은 평소 경제 현안에 대응해 업무량이 많다 보니 집에서 가족과 시간을 많이 보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기재부를 직접 찾는 이번 행사로 직원 및 가족이 자부심을 더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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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기획재정부 공무원들의 무미건조한 구둣발 소리만 울리는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1층 로비. 어린이날인 5일 오전, 여느 때와 달리 봄기운이 파릇파릇한 어린이들로 왁자지껄했다. 100명이 넘는 아이들은 옆자리 친구에게 질세라 목청 높여 "엄마, 아빠 사랑해요"를 외쳤고, 기재부 직원인 부모들도 똑같이 화답했다.
어린이 행사 전문 사회자마냥 "사랑해요" 합창을 끌어낸 이는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전날까지 인천 송도에서 열린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서 경제외교에 진지하게 몰두한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아이들에게 엄마·아빠의 친근한 직장 동료로 다가섰다.
1층 로비에서 마술·비누방울쇼를 마저 즐긴 기재부 직원과 가족은 8층 추 부총리 집무실로 향했다. 활짝 열린 집무실로 들어간 아이들은 부총리 책상에 앉아 '미래 부총리'를 꿈꿨다. 땀을 뻘뻘 흘리는 추 부총리로부터 '당신은 너무나 소중하고 특별한 사람입니다'라는 문구와 부총리 직인이 찍힌 상장을 받고 싱글벙글했다.
행사의 백미는 추 부총리 전매특허인 '포토타임'이었다. 추 부총리는 보고를 받거나 만나는 직원들과 일일이 사진을 찍는 것으로 유명하다. 상대방과 거리감을 좁히는 동시에 직원의 이름·얼굴도 익히기 위해서다. 참석 인원 270여 명 중엔 기재부 직원의 자녀, 배우자는 물론 부모까지 함께 찾은 대가족도 있었다. 이들은 엄마·아빠 또는 아들·딸, 사위·며느리가 일하는 업무 공간을 함께 둘러봤다.
기재부는 지난해 추석에 이어 두 번째로 부총리 집무실 개방 행사를 했다. 기재부 직원들이 다른 부총리 재직 시기에는 겪어보지 못한 작은 변화다.
이날 행사는 직원과의 스킨십에 진심인 추 부총리 의중이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추 부총리는 틈날 때마다 내부 직원 간담회를 열고 승진 적체, 업무상 힘든 점 등 애로사항을 듣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소통 노력으로 추 부총리는 1월 기재부 노동조합에서 실시한 '닮고 싶은 상사' 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다. 부총리가 닮고 싶은 상사로 선정된 건 2015년 최경환 전 부총리 이후 8년 만이다.
추 부총리는 "기재부 직원들은 평소 경제 현안에 대응해 업무량이 많다 보니 집에서 가족과 시간을 많이 보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기재부를 직접 찾는 이번 행사로 직원 및 가족이 자부심을 더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종= 박경담 기자 wa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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