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역배우 자매 사망사건’ 가해자 드라마 현장 복귀···MBC “계약 해지”
‘단역배우 자매 사망사건’의 성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남성이 MBC 새 드라마 <연인>에서 보조출연 관련 업무 맡아 현장에 복귀했다고 피해자 어머니가 알렸다. 시청자 게시판에 항의가 이어지자 MBC는 해당 남성을 제작에서 배제하고 남성이 속한 업체와의 계약도 즉시 해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올해 방영 예정인 드라마 <연인> 제작진은 지난 4일 오후 시청자소통센터 게시판에 “드라마 <연인> 보조출연자 관리 업체와 관련된 시청자의 우려를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현재 논란이 된 인원이 일부 <연인> 제작 현장을 방문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1차적으로 해당자의 제작 현장 접근을 금지하도록 조치했다. 혹시 모를 참여를 원천적으로 배제하기 위해 해당 (보조출연 관련 외부 전문) 업체와 계약도 즉시 해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성폭력 피해를 호소하다 2009년 사망한 A씨의 어머니 장연록씨는 지난 3일 자신의 유튜브 계정에 ‘드라마 연인 불시청운동’이라는 영상을 올려 “단역배우 자매를 자살로 만든 가해자 중 한 명이 다시 MBC 드라마 단역배우 캐스팅으로 일한다고 한다. MBC가 그를 (제작에서) 배제했다는 공식 입장을 내보낼 때까지 불시청 운동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에 MBC 시청자게시판에는 “성범죄자 인력 갖다 쓰는 드라마 <연인> 불시청한다” “단역배우 캐스팅 담당자 계약을 해지해 달라” 등의 내용을 담은 항의글이 연달아 올라왔다.
2004년 대학원생이던 A씨는 드라마 단역배우 아르바이트 중 보조출연자를 관리하던 관계자 등 총 12명에게서 성폭행을 당했다며 가해자들을 경찰에 고소했다. 그러나 경찰 조사 과정에서 받은 2차 피해, 가해자들의 지속적인 협박 등으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다 2009년 목숨을 끊었다. A씨에게 단역배우 아르바이트를 소개한 그의 동생도 죄책감에 시달리다 세상을 등졌다.
이후 어머니 장씨는 가해자 12명의 업무배제, 경찰 수사과정에서의 2차 가해에 대한 진상규명 등을 요구해왔다. 2018년에는 사건을 재조사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려 20만 명의 동의를 얻었다. 경찰은 진상조사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지만 공소시효 만료 등의 이유로 재수사에는 착수하지 않았다. 장씨는 ‘장연록’이란 유튜브 채널을 열고 딸들의 억울함을 호소해 왔다.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1803031517001
오경민 기자 5k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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