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의 특별한 ‘합동결혼식’…7형제 둔 부부 20년 만에 화촉

육군, 모범간부 5쌍 합동결혼식 지원
암투병 모친 간호로 예식 미룬 사연도

5일 육군호텔(ROKAUS)에서 열린 모범장병 합동결혼식에서 박정환 육군참모총장이 이날 화촉을 밝힌 김학재 중사와 메이팅찌 부부에게 축하 인사를 전하고 있다. [육군 제공]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가정의 달 5월 특별한 합동결혼식이 열렸다.

육군은 5일 서울 용산 육군호텔(ROKAUS)에서 박정환 육군참모총장 주관으로 모범간부 5쌍의 합동결혼식을 가졌다.

합동결혼식 주인공은 라종우 28사단 대위와 안선영 씨, 최창규 25사단 상사와 임희정 씨, 박출우 제1군수지원사령부 상사와 이은진 씨, 김학재 11사단 중사와 메이팅찌 씨, 손철 3사단 주무관과 강지우 인사사령부 주무관 등이었다.

이들은 개인 사정과 전방 GOP 근무 등의 사정으로 인해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채 가정을 꾸려왔거나, 결혼을 미뤄온 예비부부들이다.

육군은 육군호텔 개관과 연계해 가정의 달을 맞아 가정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군인가족의 헌신에 보다한다는 차원에서 모범장병 합동결혼식을 계획했다.

전후방 각지에서 임무수행 중인 장병들의 다양한 사연을 모아 온 육군은 부대 추천과 심사를 통해 5쌍의 부부를 최종 선정했다.

최창규 상사 부부는 7형제, 박철우 상사 부부는 4남매를 두고 있으며, 라종우 대위 부부는 전방 대기와 암투병 중인 모친 간호를 위해 10여년 간 결혼식을 미뤄왔다.

김학재 중사는 미얀마 국적의 아내 메이팅찌 씨와 다문화 가정을 이루게 됐으며, 손철, 강지우 주무관은 강원도 철원과 충남 계룡을 오가며 왕복 500㎞의 장거리 연애를 3년간 이어왔다.

이날 화촉을 밝힌 5쌍의 신랑·신부는 육군호텔 개관 이후 첫 번째 결혼식의 주인공으로 의미를 더했다.

5일 육군호텔(ROKAUS)에서 열린 모범장병 합동결혼식을 가진 라종우 대위, 안선영 씨 부부가 커플 댄스를 추고 있다. [육군 제공]

합동결혼식은 전통적인 주례가 아니라 신랑·신부의 애틋한 사연과 부모님과 전우들의 축하, 응원이 담긴 영상으로 대신했다.

박철우 상사의 쌍둥이 자녀들은 화동으로 나서 다섯 부부의 새로운 출발을 꽃길로 수놓아 눈길을 모았다.

라종우 부부는 커플댄스로 부부애를 과시하고, 최창규 상사가 일곱 아들의 도움을 받아 아내에게 깜짝 프로포즈를 하는 등 신랑·신부와 가족들이 직접 만드는 예식으로 진행됐다.

어린이날이기도 했던 이날 결혼식에서는 육군군악의장대대의 예도·축하공연, 어린이 하객을 대상으로 한 선물 이벤트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도 진행됐다.

축가는 27사단 수색대대 출신으로 육군과 각별한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가수 김태우 씨가 맡았다.

육군은 결혼식과 피로연, 웨딩촬영 등 예식에 필요한 모든 비용과 해외 신혼여행, 혼수 가전 등을 결혼선물로 지원하며 다섯 가정의 새 출발을 축복했다.

특별한 결혼식을 위해 기업들도 힘을 보탰다.

효성과 그레미, 파르나스는 소정의 후원금으로 결혼식 경비를, 롯데지주는 TV·세탁기 등 가전제품, 센타투어는 신혼여행 경비를 신혼부부들에게 각각 후원했다.

또 메이팅찌 씨의 가족처럼 이날 직접 참여하지 못한 가족과 친지, 부대 전우들과 현장의 감동을 함께 나누기 위해 영상업체 웨딩미에서 라이브 영상을 제공했다.

7형제의 아버지이자 20년 만에 아내에게 면사포를 씌워 준 최창규 상사는 “우리 부부의 새 출발을 위해 평생 잊지 못할 아름다운 결혼식을 마련해 준 육군에 감사하다”며 “앞으로 군인으로서, 남편으로서, 아버지로서 더 큰 책임감을 갖고 맡은 바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