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함께 하겠다” 분신 노동자 빈소 찾은 ‘이태원 참사’ 유가족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정부의 건설노조 탄압에 항의하며 분신 사망한 고 양회동 민주노총 건설노조 강원건설지부 지대장(50)의 빈소를 5일 찾아 조문했다.
송진영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유가협) 대표 직무대행 등 유가족 12명은 이날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빈소를 찾아 “정부의 잘못된 행태들로 인해 안타까운 일이 자꾸 벌어짐에 (슬픔의) 마음을 같이 한다”고 연대의 뜻을 밝혔다.
이들은 ‘열사정신 계승’이 쓰인 검은 리본을 왼쪽 가슴에 달고 고인의 영정 앞에 서서 조문했다. 이어 장옥기 건설노조 위원장 및 건설노조 조합원들과 마주 앉아 짧게 이야기를 나눴다. 장 위원장은 빈소를 찾은 유가족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고, 유가족들은 양 지대장과 그 유족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눈물을 흘렸다.
송 직무대행은 “(양 지대장이) 속초로 가셨단 얘기를 듣고 저희가 속초로 가려고 했는데 서울로 돌아오셨단 얘기를 듣고 찾아왔다”면서 “저희도 민주노총 측에서 항상 같이 연대해주셨기 때문에 끝까지 같이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 지대장의 장례를 노동조합장으로 치르게 된 경위를 듣고는 “불행 중 다행이다. 슬픔은 나눠야 의미가 있다”고 했다.
건설노조와 이태원 참사 유가족은 양 지대장의 분신과 이태원 참사 모두 국가폭력에 의한 희생이라고 했다. 장 위원장은 “국가가 직무를 다하지 않아 이태원을 타살했고, 대통령 지시에 의해 건설노조를 살해했다고 본다”면서 “윤석열 권력이 내려앉기를 스스로 자초한 것”이라고 했다. 송 직무대행은 “정치는 국민 목소리를 듣고 해야 하는 것 아니냐. 왜 다 뒤로 숨고 책임지지 않냐”면서 “저희 가족들이 전국 어디든 있으니 불러주면 가서 연대 의사를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양 지대장은 지난 1일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분신해 이튿날 사망했다.
김송이 기자 songy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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