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 꺼지고 신중 투자 모드 아트페어
작년의 오픈런 사라졌지만
인기 작가는 여전히 팔려
김선우·청신·최혜지 등
젊은 작가 작품 첫날 완판
"첫날 분위기가 작년만큼 열띠진 않다. 개막 때 50m 남짓 대기 줄이 형성됐지만 오픈런은 없었다. 세대가 다양해졌고 가족 단위로 방문해 찬찬히 작품을 보는 관람객이 많아졌다."
지난 3일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만난 복수의 화랑 관계자들은 컬렉터들이 지갑을 여는 데 신중해졌다고 전했다. 이날 오후 VIP프리뷰(사전관람)로 문을 연 '2023 아트부산'에서도 미술시장이 좀 더 대중화되고 차분해졌음을 확인했다.
올해는 FIFA 공식 축구장 4배 크기(8000평) 전시장에서 총 145개 갤러리가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렸다. 쾌적한 관람 동선과 갤러리마다 자체 기획력을 발휘한 부스 공간을 마련해 국내 아트페어의 품격을 올렸다는 긍정적 평가도 나왔다.
다만 5월 첫 주 연휴가 겹치고 작년과 달리 일정이 일주일 당겨지면서 오히려 4월로 늦춰진 서울 화랑미술제와 간격이 3주도 안 된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코로나19 이후 정상화된 아트바젤 홍콩(3월)과 타이베이 당다이(5월), 일본 겐다이(7월), 프리즈·키아프(9월)와 컬렉터 유치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VIP개막일 국제갤러리는 7억원을 웃도는 단색화 거장 하종현의 붉은 대작 '접합22-23'과 현재 국제갤러리 부산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는 팝아트 작가 줄리언 오피의 회화를 2억원 안팎에 팔았다.
팬덤이 강해 대기 수요가 많은 젊은 작가 인기는 여전했다. 프린트베이커리갤러리(PBG)는 김선우, 청신, 최혜지 등의 작품을 첫날 완판했다. 리안갤러리는 후기 단색화 전속작가인 김택상, 김춘수 작품을 일찌감치 완판했다. 몸값이 비싼 대표 단색화가들보다는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후기단색화가, 국내 작가보다 더 저렴한 해외 유망작가 작품이 빨리 팔렸다. 김나형 디스위켄드룸 디렉터는 "인기 작가라고 바로 구매를 결정하는 게 아니라 원하는 작품을 고르는 데 다소 신중한 분위기였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전체 규모가 8000평으로 KIAF와 프리즈(각 5000평)를 능가하는 규모로 갤러리마다 넉넉한 규모의 부스에 기획력을 발휘한 것이 돋보였다.
학고재는 한국 대표 미디어 작가 백남준의 1990년 비디오 작품(약 27억원)을 선보여 존재감이 돋보였다. 두손갤러리도 백남준의 희귀한 1979년 평면 설치작품으로 눈길을 끌었다. 가나아트는 노은님과 이우환의 대작을 선보였다. 케니 샤프 조각들로 주목받은 갤러리현대는 4억원대 이건용 대작도 팔았다.
아트부산 측은 미술 대중화 추세에 맞춰 4000만~5000만원대 작품 비중이 가장 많았다고 했다. 해외에서 바르트, 레이지마이크, FWR, YOD 등 젊은 갤러리들이 처음 참여해 좀 더 새로운 작가와 작품을 만나기 좋았다.
정석호 아트부산 이사는 "국내에 진출 해외 갤러리 12곳 중 8곳이 아트부산에서 데뷔했다"며 "자체 기술 개발로 AI(인공지능) 도슨트 프로그램 키오스크를 선보여 관람객들이 본인 취향과 맞는 갤러리로 찾아갈 수 있게 했다"고 했다. 손영희 아트부산 이사장은 "지난 10년간 아트부산이 아트, 럭셔리, 휴양을 모두 즐기는 국내 대표 문화행사로 자리매김했다"고 밝혔다.
아트부산은 5일 일반관람이 시작돼 7일까지 열린다.
[부산 이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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