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절 근무표’에 反노조·여성·환경[뒤로 간 1년-사회정책]
에너지대책 글로벌 추세에 역행
퇴행과 역행. 출범 1년을 맞은 윤석열 정부의 사회 분야 정책에 대한 시민사회의 평가다. 노동·여성·환경·교육·복지 등 사회 전 부문에서 윤 정부 1년에 대한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윤 대통령이 대선공약으로 제시한 ‘노동개혁’은 개혁이라기보단 ‘노동권 탄압’에 가깝다. 주 52시간 근로제는 폐지가 예정됐고, 노동조합에 대한 검·경의 수사는 결국 한 노동자의 분신자살이라는 극단적인 결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은 이렇다 할 결과도, 대안도 제시하지 못한 채 공전 중이다. 정부 내에서 ‘여성’은 사라지고, ‘정책’도 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개발과 산업 논리를 앞세운 기후·환경 정책은 ‘친환경’ 추세에 역행하는 모습이 뚜렷하다. 교육과 복지 등 공공서비스 영역은 보수정권이 집권할 때마다 불거지는 공공성 훼손 논란이 어김없이 재현되고 있다.
자연에서 퇴행과 역행은 때로 진화를 위한 선택이나 결과로 불가피하게 나타난다. 정책에서 나타나는 퇴행과 역행의 결과는 집권세력이 의도한 대로 분명하게 나타난다. 잘못된 것이 있다면 고치고 바꿀 기회가 아직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5월 2일 출입기자단과의 오찬자리에서 “정부를 맡아서 과연 우리나라와 우리 사회가 얼마큼 어떻게 바뀌었느냐, 얼마큼 활기차고 더 따뜻해지고 미래세대에게 꿈을 주고 사회가 정의롭고 공정해졌는지, 안보와 안전이 얼마큼 더 확보가 됐는지 등을 되돌아보겠다”고 말했다. 이제 4년이 남아 있다.
1. 기업 편향 노동정책, 노조는 비리집단으로 매도
‘친노동’을 내건 전임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은 여론의 환영을 받지 못했다. 문 정부의 고용노동정책에 대한 한국갤럽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임기 내내 ‘부정’ 여론이 절반을 상회했고, ‘긍정’ 여론은 30%대를 밑돌았다. 그럼에도 노동계에선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로제 도입, 중대재해처벌법 제정,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가입 등을 나름의 성과로 꼽고 있다.
윤 정부는 출범 후 “지속가능하고 미래지향적인 노동시장을 구축하겠다”며 노동개혁을 추진했다. 노동시장의 유연성 강화를 위한 근로시간 및 임금제 개편, 노사관계 공정성(법치주의) 확립, 청년고용 확대 및 취약계층 노동권 보호 등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윤 정부의 노동개혁은 노동계는 물론 여론의 거센 반발을 불러왔다. 근로시간 개편에선 올 3월 현행 주 52시간 근로제를 폐기하고 주 최대 69시간 근로가 가능하도록 규정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가 큰 논란이 일었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선 주 5일 근무를 기준으로 69시간을 일할 경우 월~금 내내 오전 9시 출근, 밤 12시 퇴근이 반복되는 일명 ‘기절 근무표’가 등장했다. 여당과 대통령실이 직접 소통하는 ‘MZ노조’(청년세대 노조)마저 정부 개편안에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고용노동부가 “기절 근무표는 과대해석”이라며 해명에 나섰지만, 논란은 이어졌다. 윤 대통령이 보완지시를 내렸고, 노동부는 “가능성은 열려 있다”며 한 발 물러섰다. 이후 근로시간 개편안은 ‘산’으로 가는 형국이다. 윤 대통령이 “주 60시간 이상 근로는 무리”라고 언급하자 언론 등은 69시간 근로제를 대신할 ‘가이드라인’으로 이를 해석했다. 노동계의 반응까진 볼 것도 없이 MZ노조가 또다시 반대입장을 나타냈다. 결국 노동부는 “여론을 수렴해 개정안을 다시 만든 뒤 9월 정기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노사관계 공정성 확립은 노동조합 탄압 논란으로 번졌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기획재정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노조 부패도 공직 부패, 기업 부패와 함께 우리 사회에서 척결해야 할 3대 부패 중 하나”라고 밝혔다. 급기야 노동부는 올 2월 “조합원 1000명 이상의 224개 단위노조 등에 조합원이 낸 조합비 사용과 관련한 회계 관련 서류 등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정부가 노조에 회계장부 제출을 요구하는 건 초유의 일이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은 “정부의 요구는 노조의 자주성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제출을 거부했다. 정부는 자료 제출을 거부한 양대 노총 등에 과태료를 부과했다. 양대 노총은 곧바로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을 고발하는 등 이 문제는 결국 법정에서 시시비비를 가리게 됐다.
‘노조의 불법행위 엄단’이라는 명목으로 사정당국의 노조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도 진행 중이다. 윤 대통령이 2월 “건폭(건설현장 폭력행위)을 엄단해야 한다”고 언급한 뒤 민주노총 건설노조가 집중 수사 대상이 됐다. 건설노조에 따르면 윤 정부 출범 후 노조에 13차례의 압수수색이 진행됐고, 15명의 구속자가 발생했으며, 950여명이 소환조사를 받고 있다.
노동절인 지난 5월 1일에는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앞두고 있던 민주노총 건설노조 간부가 강원도 춘천지법 앞에서 분신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사망했다. 그는 유서에 “정당한 노조활동을 했는데 집시법 위반도 아니고 업무방해 및 공갈이라니 자존심이 허락되지 않는다”고 적었다. 건설노조가 검·경 수사로 쑥대밭이 되는 동안 임금체불, 불법채용, 부실공사 등 건설현장의 또 다른 불법행위의 주체인 건설업체는 단 한 곳도 수사 대상에 오르지 않았다.
이병훈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윤 정부 출범 후 기업 친화 기조에 따라 노동시간 및 최저임금 등에서 경영계의 민원을 들어주는 듯한 편향적 노동개혁이 진행되고 있다”며 “사회적 대화 없이 정부 주도로 일방적인 개혁을 추진하고, 반노조 정서·여론을 활용해 정치적으로 노조를 탄압하는 등 전반적인 노동정책의 후퇴와 역주행이 보인다”고 밝혔다.
이정희 민주노총 정책실장은 “윤 정부의 노동개혁은 고용·임금·노동조건에서 사용자의 결정권을 강화하고, 이를 위해 노조를 비리집단으로 매도해 노동자들의 저항을 무력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노동개혁의 방향은 비정규직 차별철폐, 차별 없는 노동권 보장을 통해 불평등 체제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2. 여가부 폐지에 집착, 정책에서 ‘여성’ 삭제
윤 정부에서 여성 정책은 퇴행이 예정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윤 대통령은 ‘여성가족부 폐지’를 대선공약으로 걸고 당선됐다. 대선 과정에서부터 이미 “여성 혐오”, “남녀 갈라치기” 등 무수한 비판이 제기된 공약이었다. 과거 이명박 정부도 여가부 폐지를 실행하려다 야당과 시민단체 등의 반발에 부딪혀 포기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의 폐지 시도도 실현되지 않았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여가부를 폐지한 뒤 주요 조직과 기능을 보건복지부로 이관하는 내용의 정부조직개편안을 내놓았다. 정부가 내놓은 개편안은 보건복지부에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를 신설해 여가부 업무 대부분을 옮기고, 여성 고용 관련 정책은 노동부에서 담당하는 방안이다. 정부 개편안의 여성정책에서 사실상 ‘여성’을 지운 것으로 받아들인 여성단체 등은 거세게 반발했다.
당시는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 지지율이 20%대(한국갤럽 기준)로 낮았던 데다, 개편안 발표 불과 20여 일 전에는 신당역에서 여성을 대상으로 한 스토킹 살인 사건까지 일어난 터라 여론이 흉흉한 상태였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정치적 위기마다 ‘여성가족부 폐지’를 운운하며 여성인권과 성평등 정책을 후퇴시키려는 정부와 국민의힘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부처 폐지에 반대하는 여성과 수많은 시민의 목소리를 듣고 폐지 시도를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가인권위원회도 “여성가족부의 업무를 각 부처로 이관하면 독립부처 형태로도 수월하지 않았던 성평등 정책 조정 및 총괄 기능은 약화돼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하거나 구심점을 잃어 표류하게 될 것”이라며 여가부 폐지 반대 여론에 힘을 실었다. 국회에선 야당이 정부조직법 개정안 통과를 저지하고 나서면서 여가부 폐지는 일단 미뤄진 상태다.
대선 때부터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고 말해온 윤 대통령의 인식은 여가부 정책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성평등’, ‘젠더’ 등의 단어가 여가부 정책에서 사라졌다. 전임 정권부터 진행해온 여가부의 ‘청년 성평등 문화 추진단(버터나이프 크루)’ 예산은 여당의 반대 속에 통째로 삭감됐다. 성평등 여성인지 예산, 양성평등 의식개선 사업 예산 등도 정부안에서는 빠졌다가 국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부활했다. 법무부는 여성계가 요구해온 ‘비동의 강간죄’ 신설은 거부하고, 성폭력 관련 무고죄 신설 등을 골자로 하는 연구용역을 발주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신경아 한림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윤 정권 출범 후 여가부의 모든 정책에서 ‘여성’, ‘성평등’ 등과 같은 정책의 주체나 대상이 빠졌다”며 “현재로선 여성 정책에 인력이나 예산이 투입되기 어려운 상황이라 정책 자체가 유명무실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는 “여전히 한국사회에서 출산과 육아의 주체는 여성인데 윤 정부 정책은 남녀 갈등과 혐오를 조장하고, 여성을 위한 정책은 삭제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이 같은 배경에서 진행되는 인구감소대책의 실패는 필연적이며, 결과적으로 국가 지속가능성에도 악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성 노동정책에서도 여성을 ‘가정의 돌봄자’로 간주하는 구시대적 퇴행의 기조가 명확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경윤 민주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윤 정부는 가족정책으로 접근해 임신·출산·양육담당으로서의 여성 역할을 전제로 여성 노동 정책을 수립하고 있다”며 “양성평등 정책도 ‘인구’ 및 ‘가족’ 정책과 결합해 저출산 극복 정책의 하위로 설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 연구위원은 “가족정책과 ‘일·가정 양립’ 중심으로 여성 노동을 접근하면 여성은 결국 일과 가정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구조로 내몰리게 된다”며 “이로 인해 성차별적인 고용 구조는 개선되기 힘들고, 여성의 불안정 노동 문제를 심화시키며 여성 노동의 하향 평준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3. 원전 늘리고 재생에너지 줄여, 기후·환경대책 ‘역주행’
환경단체들은 윤 정부의 출범 1년 기후·환경 정책에 대해 “전 세계 흐름에 역행하고, 과거 정부에 비해 퇴행했다”고 평가한다. 에너지 문제와 연결돼 있는 기후 정책이 특히 ‘탈석탄·탈핵(탈원전)·신재생에너지 확대’라는 글로벌 추세와 정반대로 가고 있다.
탈석탄 문제의 경우 소극적인 감축 기조가 계속됐다. 2022년 기준 국내 전체 발전량 중 석탄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32.5%로 1위다. 석탄발전은 온실가스와 미세먼지 배출의 주범으로 꼽히지만, 해안가를 주변으로 운영 중인 국내 석탄발전소는 모두 58기에 달한다. 여기에 현재 7기는 건설 중이라 석탄발전소는 더 늘어날 예정이다. 문재인 정부는 2021년 ‘국가 온실가스감축 목표 상향계획’에서 석탄발전 비중을 2030년까지 21.8%로 낮추겠다고 밝혔다가 “목표치가 너무 낮다”는 비판을 받았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 1월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2030년 석탄발전 비중을 19.7%로 더 낮추긴 했다. 하지만 전임 정부의 탈핵 기조를 뒤집고 원전 발전 비중 목표치를 23.9%에서 32.4%로 늘렸다. 원전 비중을 늘리는 대신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기존 30.2%에서 21.6%로 낮췄다. 특히 태양광 사업의 경우 현 정부 출범 후 대표적인 예산 낭비, 보조금 먹튀 사례로 전락해 감사와 수사의 대상이 됐다. 올해 시행 예정이던 일회용 컵 보증금제 및 일회용품 사용규제안도 국민부담 등을 이유로 시행이 유예됐다.
올해 업무보고에서 환경 분야에도 ‘산업’의 개념을 도입해 논란을 빚은 환경부는 제주2공항 사업,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 등 그간 환경파괴 논란으로 보류 내지는 추진이 중단됐던 사업들을 줄줄이 부활시켰다.
지난 정부에서 제주2공항은 국토교통부가 제출했던 전략환경영향평가서 본안이 수차례 환경부로부터 보완 판정을 받은 끝에 반려됐다. 정권이 바뀐 뒤 국토부가 본안을 보완해 다시 제출했고, 환경부는 추가 보완 요구 없이 곧바로 본안을 승인했다. 환경단체들은 국토부가 다시 제출한 본안이 여전히 사업 예정지인 제주 성산 주변 철새도래지와 숨골 등에 대한 조사 및 보호대책이 부실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개발이냐 환경보전이냐를 놓고 40년 가까이 논란이 지속돼온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도 환경부가 올 2월 조건부 승인을 내주면서 추진단계에 들어섰다. 이은주 정의당 의원이 승인에 앞서 공개한 ‘오색케이블카 환경영향평가서 검토 전문기관 의견서’를 보면 전문기관들은 과도한 백두대간 훼손, 산양서식지 파괴, 설악산의 내적가치 보존, 운행 안전성 미확보 우려 등을 들어 사업에 부정적인 의견을 냈다. 그럼에도 환경부가 조건부 승인을 내주자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 등 시민단체들은 “설악산을 그대로 두라는 국민의 바람과 전문기관의 거듭된 부정평가는 무시한 채 케이블카를 무조건 추진하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하명만을 받든 결정”이라며 “환경부는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 국립공원을 팔아넘긴 파렴치한 집단일 뿐”이라고 맹비난했다.
김춘이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은 “국제사회에선 2015년부터 ‘2030 지속가능발전목표’, ‘파리기후협정’ 채택 등을 통해 환경보호 및 사회형평성 고려없이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은 불가능하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며 “윤 정부 출범 후 기후·에너지·생태·자원순환 모든 분야에서 정책이 이전 정부보다 후퇴하고 글로벌 흐름에 역행하고 있어 국가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을지 심각하게 우려된다”고 밝혔다.
4. 공공영역에 재등장한 자율·경쟁·시장논리
교육과 복지 등 공공서비스 영역에는 자율과 경쟁, 시장논리를 앞세웠던 과거 보수 정권 시절로 회귀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직후 국정과제를 통해 특정 지역의 맞춤형 인재양성을 위해 학교 교육의 다양성과 운영의 자율권을 보장한 ‘교육자유특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지난 1월 업무보고에서 교육자유특구 지정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공식화했다.
정부는 교육자유특구 신설 명분으로 지방분권화와 이에 따른 인재양성을 이유로 들었지만, 교육계에선 교육자유특구가 일명 ‘입시교육특구’로 변질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교육자유특구는 이명박 정부 시절 자율형 사립고 확대 정책의 판박이일 뿐”이라며 “윤 정부가 ‘교육 수요자의 눈높이에 맞춘 교육개혁’, ‘각 주체들의 자율 보장’을 앞세워 사실상 무한 경쟁 교육의 빗장을 열었다는 점에서 우려된다”고 밝혔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등 일부 교육감들은 지난 5월 2일 회동을 갖고 “무분별한 특구 남발로 학교 서열화 및 지나친 입시경쟁을 유발할 우려가 있다”며 “정책을 전면 폐기하고 교육계의 의견을 수렴한 뒤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자체별로도 교육현장의 퇴행 논란이 이어지는 중이다. 경기도에선 임태희 경기교육감이 등교시간 자율화를 도입해 ‘0교시 부활’ 논쟁을 불렀다. 국민의힘이 전체 의석의 68%를 차지하고 있는 서울시의회는 지난 5월 3일 ‘서울시교육청 기초학력 보장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가결해 교육단체들로부터 “일제고사의 부활”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복지정책도 정부 개혁이 본격화될수록 공공성이 실종되고 과거로 퇴행할 것이란 우려가 높다. 김은정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윤 정부는 돌봄·요양·의료 등 사회서비스 분야에서 국가와 공공의 책임보다는 이용자 선택권 강화와 제공기관 다변화와 규모화, 민관협업 활성화를 통한 혁신을 강조하는 등 전형적인 신자유주의적 접근방식을 취하고 있다”며 “공공성 강화라는 시대적 요구를 거스르고 정부 역할을 포기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김형용 동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공공성 강화는 보편적 돌봄의 보장성 강화와 돌봄종사자의 처우 개선을 주로 다루었던 반면, 윤 정부는 사회서비스 산업 육성을 염두에 두고 상품성이 있는 서비스 창출에 몰두하고 있다”며 “지난 수년간 인구 고령화로 인한 돌봄 환경은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고, 긴급한 공공돌봄 대응 요구가 가중돼 왔는데도 (윤 정부의) 처방은 과거로 회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금개혁의 경우 아직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진 않았다. 정부는 지난해 6월 ‘새정부의 경제정책방향’ 발표를 통해 올 하반기 중 개혁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일정을 밝히면서 사적연금 세액공제 납입한도는 곧바로 높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를 놓고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등 시민단체들은 “사실상 공적연금은 축소하고 사적연금을 활성화겠다는 개악”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송진식 기자 truej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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