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무기는 3점슛 만이 아니야”… 커리, 12어시스트 배달하며 레이커스 대파
미국 프로농구(NBA)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를 이끄는 스테픈 커리의 포지션은 포인트가드다. 이제는 농구에서 포지션 구분이 무의미해진 시대지만, 포인트가드의 주임무는 팀 공격의 조립이다. 본인이 꼭 득점을 올리지 않더라도, 꼭 어시스트로 연결되는 킬패스가 아니더라도, 팀 공격의 방향을 결정하는 역할을 하는 포지션이 포인트가드다. 역대 최고의 3점슛 능력에 가려져서 그렇지 커리는 훌륭한 포인트가드이자 패서다.
두 팀의 PO 2라운드 1차전에서는 LA레이커스의 페인트존 수비가 돋보였다. 현역 최고의 빅맨 중 하나로 꼽히는 레이커스의 앤서니 데이비스가 거칠게 얘기해서 페인트존으로 진입하는 골든스테이트 선수들에게 철퇴를 날렸다. 공식기록으로 집계된 데이비스의 블록슛은 4개였지만, 존재감은 그 이상이었다. 그 결과 1차전 페인트존 득점에서 레이커스가 레이커스를 54-28로 압도하면서 레이커스가 117-112로 이겼다. 1차전에서 데비이스는 30득점 23리바운드로 워리어스 페인트존을 폭격했다.
1차전을 복기한 워리어스의 스티브 커 감독은 2차전에서 새로운 전략을 들고 나왔다. 데이비스가 골밑만 지키지 않게, 외곽으로 수비하러 빠져나오게 하기 위해 주전 센터 케본 루니 대신 3점슛 능력을 갖추고 있는 스트레치형 빅맨 자마이칼 그린을 주전으로 투입했다. 루니는 1차전에서 공격 리바운드만 7개를 솎아내는 등 총 23개의 리바운드를 잡아준 살림꾼형 빅맨이다. 루니의 출전시간을 줄인다는 것은 리바운드 단속에서 허점을 보이게 된다는 것이지만, 커 감독은 자마이칼 그린의 스페이싱 능력을 더 중용한 것이었다.
여기에 커 감독의 전략 하나 더. 1차전에서 레이커스의 재러드 밴더빌트의 그림자 수비에 막혔던 커리에게 주 득점원 역할이 아닌 팀 동료들의 공격을 위한 미끼, 그리고 패서로 썼다. 커리는 1차전에서 3점슛 6개 포함 27득점을 기록했지만, 어시스트는 단 3개에 그쳤고 턴오버가 6개나 됐다. 운동능력이 돋보이는 파워포워드 밴더빌트를 커리에게 붙인 레이커스의 전략이 먹힌 셈이었다.
그 결과 커리는 어시스트를 12개를 뿌렸고, 그린도 9개의 어시스트를 배달했다. 백코트와 프런트코트 메인 볼핸들러 둘이서 21개의 어시스트를 뿌려대니 워리어스의 공격이 잘 돌아가지 않을리 없었다. 커리와 함께 ‘스플래시 듀오’를 이루는 클레이 톰슨은 커리 대신 주 득점원 역할을 하며 3점슛 8방 포함 30득점을 폭발시키며 레이커스의 3점 라인을 무너뜨렸다. 루니 대신 주전 라인업에 포함된 자마이칼 그린도 12분 출장 시간 동안 3점슛 3개 포함 15득점을 올리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역대 최고의 슈터 커리가 패서 역할에만 집중한 것은 아니었다. 3점슛 3개 포함 20득점을 올렸다. 20득점 12어시스트로 더블 더블을 기록했다. 드레이먼드 그린은 11득점 11리바운드 9어시스트로 트리플 더블급 활약을 펼치며 성질만 죽이면 최고의 활약을 펼칠 수 있는 선수임을 입증했다.
레이커스는 간판스타인 르브론 제임스가 23득점 7리바운드 3어시스트로 제 몫을 다 했고, 식스맨 에이스 루이 하치무라가 3점슛 4개 포함 21득점을 올리며 분전했지만, 팀 수비의 핵심인 데이비스가 흔들리며 대패하고 말았다. 이날 데이비스는 공격에서도 단 11점에 그쳤다. 리바운드도 단 7개에 그쳤다. 주포인 데이비스가 부진하면서 레이커스는 일찌감치 백기를 들어야 했다.
이번 레이커스와 워리어스의 PO 2라운드 맞대결은 르브론과 커리가 2018년 파이널 이후 5년 만에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조우하는 것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2차전까진 르브론과 커리가 장군멍군으로 한 방씩 주고 받았다. 과연 남은 5경기에서 먼저 3승을 거두는 팀은 어디가 될까.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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