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식도역류질환계 세계적 권위자 “대웅제약 펙수클루, P-CAB 시장서 우위 기대”

심희진 기자(edge@mk.co.kr) 2023. 5. 5.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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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감기 길어 야간증상 완화에 효과적
출시 1년도 안돼 월별 처방액 기준 3위
11개국에 품목허가신청서 제출...해외공략 속도

“위식도역류질환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환자를 위해 PPI(위산분비 억제제)와 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P-CAB을 사용할 것입니다.”

위식도역류질환의 세계적 권위자인 ‘로니 파스(Ronnie Fass)’ 교수가 최근 PPI 제제 대비 P-CAB 제제의 우수성과 펙수클루(성분명 펙수프라잔)의 장점을 언급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는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패러다임이 PPI 제제에서 P-CAB 제제 중심으로 전환될 것이란 데 동조 의견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파스 교수는 지난 4월 소화기기능성질환·운동학회 국제학술대회(APNM 2023)에서 “P-CAB은 PPI보다 부가적인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미국에서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P-CAB이 위식도역류질환 시장을 장악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4월 소화기기능성질환·운동학회 국제학술대회(APNM 2023)에서 P-CAB 제제 장점을 언급하는 로니파스 교수 <사진 제공=대웅제약>
그간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시장은 PPI 제제가 주도해왔다. 그러나 늦은 약효 발현, 야간 산 분비, 식이 영향에 따른 복용 불편, 약물상호작용 문제 등이 한계로 지목돼왔다. P-CAB 제제는 이러한 PPI 제제의 단점을 해결한 차세대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다.

PPI 제제는 위산에 의해 활성화된 후 프로톤 펌프와 비가역적으로 결합한다. 이와 달리 P-CAB 제제는 프로톤 펌프와 가역적으로 결합해 위산을 빠르고 강력하게 억제한다. 또 반감기가 길어 야간 산 분비 조절에 효과적이고 타 약물과의 상호 작용이 적어 다른 종류와 병용이 가능하다. 식사 여부와 관계없이 복용할 수 있어 환자의 편의성을 높인 것도 큰 장점이다.

P-CAB 제제가 PPI 제제의 한계를 뛰어넘은 선택지로 떠오르자 글로벌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실제 일본에선 P-CAB 제제가 가이드라인으로 권고되고 있고 대한소화기기능성질환·운동학회와 아시아소화관운동학회에서도 P-CAB 계열의 치료제를 일차적으로 사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P-CAB의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다. 글로벌 리서치 기관 ‘BCC’에 따르면 전 세계 P-CAB 시장은 2015년 610억원에서 2030년 1조 8760억원으로 연평균 25.7%씩 가파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현재까지 전 세계 시장에 출시된 P-CAB 제제는 대웅제약의 펙수클루를 포함해 3개 품목이 전부다. 국내 P-CAB 시장에선 펙수클루와 HK이노엔의 케이캡이 양강구도를 이루고 있다. 파스 교수가 언급한 펙수클루는 대웅제약이 2008년부터 13년간 자체 기술로 개발한 국산 신약이다.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와 급성위염 및 만성위염 위점막 병변 개선 등 총 2개의 적응증을 확보했다.

펙수클루의 강점은 기존 P-CAB 제제의 장점 외에 긴 반감기까지 확보했다는 점이다. 펙수클루의 반감기는 약 9시간으로 PPI 제제뿐 아니라 P-CAB 제제 중에서도 가장 길다. 1일 1회 1정만으로도 이 같은 효과를 내고 있다. 파스 교수는 “펙수클루는 약동학적 및 약력학적 측면에서 P-CAB의 좋은 특성을 모두 가지고 있다”며 “특히 다른 P-CAB 및 PPI보다 긴 반감기를 확보해 야간 증상을 치료하는 데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강점을 바탕으로 펙수클루는 국내외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의약품 표본 통계정보 유비스트(UBIST)에 따르면 펙수클루의 올해 1분기 처방액은 108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4분기(83억원) 대비 약 31% 증가한 수치다. 펙수클루는 올해 초부터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난 2월부터 현재까지 월별 처방액 기준 3위를 유지하고 있다.

해외시장 진출도 속도내고 있다. 펙수클루는 지난해 7월 출시 이후 1년도 안돼 필리핀, 에콰도르, 칠레 등 3개국에서 품목허가 승인을 받았다. 경쟁 제품인 케이캡이 2019년 출시 이후 6개국 품목 허가에 그친 것에 비해 빠른 속도다. 또 대웅제약은 현재까지 총 11개국에 품목허가신청서 제출을 완료했다. 중국과 미국 등 15개국과 약 1조20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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