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인터뷰] '서울대 스프린터' 이진희 "공부 선택한 게 신의 한 수"

이상완 기자 2023. 5. 5.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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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상비군 후보에 이름을 올릴 만큼 육상 유망주로 불린 박다윤(20·서울대)은 '공부하는 선수'로 국내 체육계 전반에 잔잔한 반향을 일으켰다.

"나는 운동을 계속해서 성공했을 확률보다 공부를 빨리 선택한 것이 신의 한 수였다. 본인이 무엇을 원하는 지 우선 순위를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만 분명한 미래로 다가 갈수 있다. 운동을 하더라도 반드시 공부도 병행했으면 한다"고 힘주어 강조한 이진희는 "중등교사가 된다면 조금이라도 육상 발전에 이바지 하고 싶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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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경북 예천스타디움에서 진행중인 '제51회 KBS배 전국육상경기대회' 여자 대학일반부 100m 예선에 출전한 이진희. 사진(예천)┃이상완 기자

[예천=STN스포츠] 이상완 기자 = 국가대표 상비군 후보에 이름을 올릴 만큼 육상 유망주로 불린 박다윤(20·서울대)은 '공부하는 선수'로 국내 체육계 전반에 잔잔한 반향을 일으켰다.

그는 일찌감치 실업팀 입단을 포기하고 공부에 전념했다. 훈련으로 고된 몸을 이끌고도 고교 3년 내내 내신 1등급을 놓치지 않았다. 결과 지난해 체육특기자 대입전형이 없는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체육교육학과(22학번)에 입학해 화제를 모았다.

한국 체육계도 운동과 학업을 병행하는 미국, 일본 등 클럽형 전문체육 체계가 가능하다는 것을 몸소 보여준 '모범 사례'로 꼽힌다.

박다윤의 학교 동문이자 1년 선배인 이진희(21)도 '공부하는 선수' 중 한명이다.

5일 경북 예천스타디움에서 진행중인 '제51회 KBS배 전국육상경기대회' 여자 대학일반부 100m 예선에 출전한 이진희는 쟁쟁한 국내 탑랭킹 선수들과 경쟁을 펼쳤다.

기록은 14초57로 조 최하위. 꼴찌로 들어왔다는 민망함보다는 개인최고기록을 깨지 못한 아쉬움이 짙었다.

"같이 출전한 학교 동료들과 '30m는 차이날 것 같다'고 농담을 했는데 나올 때부터 예상했다"고 활짝 웃어보인 그는 "14초대 초반을 뛰어보자는 것이 목표였지만 시험기간과 겹쳐서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이진희는 중학교 1학년 때까지 전문체육을 꿈꾸다가 포기하고 학업에만 전념한 케이스다. 초등학교(와수초) 시절에는 전국소년체육대회와 강원도내 대회 등에서 입상할 정도로 재능은 탁월했다.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향후 진로와 미래를 놓고 고민한 끝에 일찍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운동을 접었다. 이후 중등교사를 꿈꾸며 일반고로 진학했고 수시전형으로 서울대 체육교육학과에 입학했다.

공부를 선택하면서 끝날 것 같던 육상과 인연은 지난해 다시 이어졌다. "우리 학과는 운동부 입단을 권고한다. 그래서 처음에 테니스부를 시작했다가 맞지 않아서 그만두고 육상부를 선택했다"며 "처음 기록을 쟀을 때 15초대가 나와서 충격을 받았다. 초등학교 때에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그래서 뛰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고 했다.

학교 수업을 마치고 주 2회 2시간씩 육상 훈련에 시간을 할애한 이진희는 지난해 6월 전국육상경기선수권대회에 첫 공식 대회에 출전해 14초85를 뛴 후 1년 사이에 0.28초를 단축했다.

이진희는 "전문선수들을 대상으로 이기겠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내년부터는 임용고시를 준비할 예정이라 기록 단축을 빨리 하고 싶을 뿐"이라며 "오늘 기록을 보니깐 살짝 오기가 생겼다. 확실한 것은 육상에 조금 더 전념할 것 같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서울대는 이진희를 비롯해 박다윤, 이준서, 김원우, 김민준 등 총 5명이 참가해 '운동하는 학생, 공부하는 선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박)다윤이의 영향력이 아무래도 있는 것 같다. 운동선수는 공부를 못한다는 편견이 있는데, 노력해준 덕분에 운동선수 이미지도, 서울대 체육교육과 이미지도 많이 바뀌었다"고 말한다.

육상을 포기한 것을 두고 "후회하지 않는다"며 단호하게 말한 이진희는 현재 운동과 학업을 두고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진지한 조언도 남겼다.

"나는 운동을 계속해서 성공했을 확률보다 공부를 빨리 선택한 것이 신의 한 수였다. 본인이 무엇을 원하는 지 우선 순위를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만 분명한 미래로 다가 갈수 있다. 운동을 하더라도 반드시 공부도 병행했으면 한다"고 힘주어 강조한 이진희는 "중등교사가 된다면 조금이라도 육상 발전에 이바지 하고 싶다"고도 덧붙였다.

STN스포츠=이상완 기자

bolante0207@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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