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간식으로 위장한 ‘수은 건전지’…반려견 테러 공포에 휩싸인 성동구

간식으로 위장한 수은 건전지 [사진 = 인스타그램 갈무리]

서울 성동구의 한 반려견 쉼터에서 강아지 간식으로 위장한 수은 건전지가 다수 발견돼 온라인에서 주의를 요하는 글이 확산되고 있다.

5일 성동구청에 따르면 최근 신원 미상의 누군가가 성동구 행당동의 강아지 쉼터에서 수은 건전지를 강아지 간식인 것처럼 속여 살포하고 있다는 민원이 다수 접수됐다. 해당 쉼터는 행당동은 물론 성수동을 비롯한 인근의 반려인들도 자주 이용하는 곳이다.

앞서 지난 1일 인스타그램에는 ‘성수동 견주님들 주의’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성수동 무료 운동장인 살곶이 반려견 함께 쉼터에 간식으로 감싼 수은 건전지를 뿌리는 인간이 있다고 한다. 며칠 전 부터 발견되고 있다하니 근처 견주님들은 조심하시라”고 경고했다.

A씨는 글과 함께 반려견이 즐겨 먹는 큐브 형태의 간식 사진도 함께 올렸는데, 갈색 종이테이프를 벗기니 수은 건전지가 나왔다.

그는 “성동구 견주들이 모여있는 정보 공유 채팅방에서 주민들이 강아지 간식으로 위장한 수은 건전지를 회수하러 다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동물 학대와 다름없다. 범인이 꼭 잡혔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변려견이 수은 건전지를 먹을 경우 장 파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사진 = 정원오 성동구청장 트위터 갈무리]

지역 주민들과 반려인들의 우려가 커지자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지난 4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직접 제보 글을 공유하면서 진행 상황을 알렸다.

정원오 구청장은 “많은 분이 같은 질문을 보내주셔서 다시 한번 답변을 공유해 드린다. 성동구에서 이미 수은 건전지 관련 민원을 접수한 상태”라면서 “현재 담당 부서가 인근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고 있고, 정황이 발견되는 대로 정식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라고 알렸다.

정 구청장은 이어 “많은 분이 놀라고 염려하셨으리라 생각한다. 성동구에서도 이번 일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후속 조치도 세밀히 검토해 시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동물보호법 제8조에서는 도구, 약물 등 물리적, 화학적 방법을 사용해 동물에 상해를 입히는 행위를 처벌하고 있다. 이를 어길 땐 최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