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3세 대관식 앞두고…연방국 자메이카·벨리즈 “공화국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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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찰스 3세 국왕의 대관식을 앞두고, 영연방인 카리브해 섬나라 벨리즈의 총리가 "과거 대서양 노예교역과 식민지 지배에 책임이 있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그는 "자메이카와 영국의 관계는 복잡하고, 공화국 전환은 식민지배와 대서양 노예무역의 고통스러운 과거와 연결된 정부 형태에 작별을 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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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찰스 3세 국왕의 대관식을 앞두고, 영연방인 카리브해 섬나라 벨리즈의 총리가 “과거 대서양 노예교역과 식민지 지배에 책임이 있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곧 공화국으로 전환해 영국 왕과의 관계를 끊는 절차도 밟겠다고 밝혔다.
벨리즈의 조니 브리세뇨 총리는 4일(현지시각) 발간된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최근 영국의 노예제와 식민지배에 대한 사과를 거부한 것에 대해 “그는 적어도 사과를 할 도덕적 책임이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수낵 총리가 과거 영국의 식민지배를 받았던 인도 펀자브 지방 출신이라는 점을 겨냥해 “수낵 총리가 영국의 대서양 노예무역에 대해 더 잘 이해하고 있을 것이 틀림없다”며 “그의 조상 땅에서 일어났던 약탈을 생각해보면 그는 사과를 해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수낵 총리는 지난주 의회에서 ‘영국의 과거 노예무역과 식민지배에 대해 사과할 생각이 있느냐’는 노동당의 질의에 “아니다. 우리가 초점을 맞춰야 하는 건 우리의 역사와 그 모든 부분을 이해하고 외면하지 않는 것이지만, 지금 우리 사회는 어떠한 배경을 가진 사람도 포용하고 관용하는 사회”라며 사과를 거부했다.
2020년 집권한 브리세뇨 총리의 중도좌파 성향의 인민단합당은 2021년 정부가 “과거 벨리즈 출신 노예와 그 후손들을 위해” 영국에 배상적 정의를 요구하도록 하는 결의안의 의회 통과를 주도했다. 벨리즈는 카리브해 20개 나라로 구성된 ‘카리브공동체’ 참가국이다. 카리브공동체는 오랫동안 유럽나라에 과거 노예무역과 식민지배에 대해 사과와 관련 역사 교육, 배상 등을 요구해왔다.
브리세뇨 총리는 “벨리즈가 공화국으로 전환할 다음 영연방 왕국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영연방 왕국은 영연방 중에서 영국 왕을 국가원수로 삼고 있는 나라를 가리키며, 지난 2021년 카리브해의 또 다른 섬나라 바베이도스가 공화국으로 전환한 뒤 현재 14개 나라가 회원으로 남아있다.
그는 지난해 11월 헌법위원회 구성을 요구하는 법안이 여야 모두의 광범한 지지로 통과됐다며 다양한 정당과 사회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이 헌법위원회에서 공화국 전환을 포함한 광범위한 개혁 이슈를 검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헌법위원회의 권고안은 내년 나올 예정이며, 이후 국민투표나 의회를 통해 공화국 전환이 최종 결정된다. 그는 공화국 전환 이후에도 과거 영국 식민지 등 56개 나라로 구성된 영연방에는 잔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찰스 3세의 대관식에 대한 현지인들의 관심을 묻는 질문엔 “아무 흥분이 없다. 영국에서 여기는 멀다. 아무도 유니언잭이나 그런 걸 말하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같은 카리브해의 영연방 섬나라 자메이카도 구체적인 공화국 전환 일정을 내놓았다. 말린 마라후 포트 자메이카 법무부 장관은 영국 <스카이뉴스>에 나와 “국가원수를 영국 왕에서 선출된 대통령을 바꾸는 방안이 이르면 내년 국민투표에 부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영국이 대관식을 축하고 있지만 그건 영국의 일”이라며 “자메이카는 새로운 헌법을 만들려고 하고 있다. 영국왕과의 관계를 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자메이카와 영국의 관계는 복잡하고, 공화국 전환은 식민지배와 대서양 노예무역의 고통스러운 과거와 연결된 정부 형태에 작별을 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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